졸업앨범 찍는 날

 

까칠한 괭이사초 눈빛
빳빳한 고개 뚝새풀
널브러진 환상덩굴 어깨
까만 가슴 맥문동
같은 아이들이
오늘은 모두 한곳 푸른 하늘 드론을 쳐다본다

원을 그려 앉아볼까
아니 하트 모양
별꽃이 우리반 꽃이니
별 모양은 어때
아니야 그냥
그래 아무렇지도 않고
아무렇기도 한
지금 우리의 시간을 찍으면 좋겠어

맥문동 괭이사초에게도
둑새풀 환삼덩굴에게도
내일의 추운 골목길이 있을 것이다
모퉁이
흐릿한 눈빛 쳐진 어깨
그예 마주칠 것이다
그때
운동장 가득 푸르름이 펼쳐지며
순하게 지나가던 우리의 시간을 기억하자

얘들아 웃어보자 찍는다 찰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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