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그림 동아리 모멘트는 ‘마동 창작마을’을 향했다. 미술 동아리로써 뭔가 미술과 관련해서 현장체험을 한다는 것은 큰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특별한 공간으로 가는 길은 포장되어 있지 않았고 구불구불한 시골길이어서 나는 마치 신비한 유물이 가득 있는 고대의 유적 으로 탐험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상 했던 대로, ‘민중미술’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홍원 화백이 만든 마동 창작마을은 작가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한지를 입체적으로 붙인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칠한 방식은 토속적인 질감과 향토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준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정치풍자도 이 화백의 미술세계관 속에서 비중 있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과거 블랙리스트에 적힐 만큼 전 정부에 대한 비판 에 날을 세우셨던 것 같다. 무슨 연유로 시골에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들었는지, 어떻게 생각하면 행위 예술이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예술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지, 많은 얘기들이 사람들 사이로 스쳐갔다. 나뭇잎 위에 앉아 있는 나비가 들었고, 살랑거리는 꽃이 들었다. 자연주의적인 철학으로, 과거 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한 사람들의 일상 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잘 익은 수박 냄새가 났다.
처음엔 단순히 미술체험을 한다고 왔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것은 결국 ‘이야 기’였다. 단조로운 선들을 꾸미는 것은 채색 이지만, 그림을 꾸미는 것은 작가의 생각,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얘기들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