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동 마을 선생님이라는 역할로 처음 학생들과 마동 창작마을 미술체험 활동을 다녀 왔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낯선 만남이었지만 자연 속에서 설치예술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저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며 슬쩍 배려를 해주는 학생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가슴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격식도 없이 친근한 동네 아저씨와 같은 분위기로 예술 활동에 대해 안내해 주시는 이홍원 화백의 구수한 말씀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1. 모든 행위가 예술이 될 수 있다.
2. 주변의 자연물로 떠오르는 작품들을 만들 수 있다.
3. 예술 활동이 시대적 메시지와 의미를 담고 작가의 정신과 혼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겠다.
4. 나를 위해 쉬어가기 위한 작품도 있다.
5. 모든 생명체들은 귀하지 아니한 것이 없다. 작은 벌레조차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모두 있어야하는 존재이거늘 무서워하거나 싫어할 이유가 없다.
6. 예술은 모든 인간들의 정신과 인격을 고양시키는 분야이다.
7. 세상의 세파에 시달리고 정신없이 살아 가는 현대인들에게 예술은 휴식과 치유를 담당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8. 사투리는 하나의 편견과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파생된 언어이다. 각 지방에는 그지방의 언어가 존재할 뿐이다. 등등...


이 시대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깨어 있는 예술인을 만나 뵐 수 있어 저에게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폐교를 작품 전시실, 작업실로 활용하시며옛 초등학교의 삐걱 거리는 마룻바닥, 정겨운 창틀과 오래된 풍금이 옛 시간으로 되돌려 어느새 추억에 젖어 들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골동품과 같은 신기한 것들 이었지만 저에게는 옛이야기가 절로 피어나게 하는 아름다운 공간이었습니다. 함께 간남학생들이 교실안의 피아노를 연주하니 금새 생음악 카페로 변하고 뜨거운 여름날 뜨거운 커피로 흐르는 땀 속에서도 행복할 수있었던 것은 작품이 있고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고 음악이 있고 자연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공간과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홍원 화백의 설명과 소개로 활동한 행위 예술, 설치예술은 그동안 멀고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예술의 편견을 내려놓고 휴지를 줍고 청소를 하는 일상적 모든 행위가 예술이될 수 있겠다는 사고의 전환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휴지를 줍는 모습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지만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예술 작품이 되고 윤리가 되고 거룩한 행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어떻게 바 라보는 관점, 프레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자연물들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풀 한포기에 새겨진 제각각의 잎맥들도 예사 롭게 보이질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 고, 모든 활동을 마치고 도착하여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뜨거운 아스팔트를 앞서 걸어가는 남학생들의 뒷모습이 멋진 작품으로 보이는건 숨어있던 저의 예술적 혼이 되살아나는 걸까요? 예술체험활동의 여운일까요?

▲ 찻집으로 바뀐 교실에서. 좌로부터 이홍원 화백, 조현국 편집장, 김영이 마을선생님, 황희연 마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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