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마을신문 박은경 이사가 참가한 초청 토론

 지난 6월 29일 10시 청주시립도서관 강당에서는 청주시 독서진흥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있었다. 같은 달 16일 성화동 장전공원에서 있었던 책잔치를 주관하였던 청주시작은도서관 협의회가 다시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종수(참도깨비도서관 관장,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회장의 진행으로 발제자 3 명과 토론자 3명이 각각 조를 구성하여 3번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제1주제: 읽자고 하지 말고 쓰자고 하자
 이관우 도서평론가의 다소 순서가 뒤바뀐 발상의 전환이 눈길을 끌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는 식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을 제기할 수 있는 발언으로 그동안의 억압되고 전통적인 수용자 입장의 책읽기 방법에서 벗어나 창조자 입장의 쓰기를 통해 수용자(읽기)가 되기 위해 창조자(쓰기)가 먼저 되자라고 역설하였다. 자서전 쓰기를 예로 들며 글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글을 풍성하게 할 글감과 정보를 취합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읽기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은 읽는 것보다 쓰는 것에 더 큰 부담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이나 청소년 같은 아직은 세상경험이 적은 이들에게 충분한 인풋(input)없는 아웃풋(output)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러나 책읽기를 권장할 만한 새로운 대안일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토론자로 나선 오혜자(초롱이 네도서관)관장은 취지는 좋으나 실천의 어려움을 발하며 혼자보다는 ‘책읽는 모임’을 만들어 함께 읽고, 함께 써보는 시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또한 읽기가 원활하지 못한 어르신과 아이들의 구술을 글로 옮겨주는 활동을 제시했다.


제2주제: 읽자고 하지 말고 읽지 않는 이유를 연구하자
 김은하(독서교육전문가, 책과교육연구소)대표는 비독자를 독자로 만들려면 그들의 심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말로 발제의 포문을 열었다. 독서 교육전문가답게 그 간의 사례연구와 논문, 중학교나 고등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서 학생들의 고충을 이해하며 그들이 원하는 책 읽기 활동을 펼쳐본 사례들은 충분한 공감과 그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근본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입시라는 우리사회의 화석같이 굳어진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 또한 탁상공론(卓上空論)에 지나지 않은 허울 좋은 정책뿐이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에 답답함을 느꼈다. 기존 중고등학교가 진행하는 독서활동에서 필독도서라는 명목으로 읽혀지는 책들이 아이들의 독서의지를 더 저하시키고 독서마저도 입시의 연장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발제자도 잘 알고 있으 리라. 그러나 연령과 수준에 맞는 도서 접근방법은 분명 강한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제2토론자 홍승표(길동무 도서관)관장은 독자가 스스로 선택할 시간을 기다림을 줘야 한다고 강요에 의한 독서는 진정한 독서의 길이 아니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읽기의 즐거움을 스스로 느껴야만 평생을 함께하는 독서가 될 것이라 말하였다.


제3주제: 전국 도서진흥조례와 사례를 중심으로 한 작은 도서관 활성화
 지금까지는 독자가 스스로 독서하게 만드는 설득과정이었다면 마지막은 도서관련 단체가 독자에게 다가가 독서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박소희<(사)어린이작은도서관협회>이사장은 작은 도서관과 함께한 경험과 노하우를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4개의 자치단체(군포, 김해, 파주, 청주)의 독서문화진흥조례를 비교 분석하여 청주 지역의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며, 작은 도서관이 지역을 키워가는 주체가 되어 독서생태계를 돌보는 전문적인 독서활동가가 되기를 권고하였다. 책 읽는 국민의 수가 그 나라 지적수준의 가늠하는 척도가 되며, 깨어있고 생각하는 시민만이 그들의 권리를 침해 받지 않으며 지역과 국가를 바르게 이끌어 갈 파수꾼(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도서관에서 행해지는 여러 활동 프로그램도 좋지만 독서 활동을 통해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그건 도서관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허울뿐인 운영이라 강조하였다. 마지막 토론자이자 두꺼비마을신문 박은경 이사는 현장 속으로 직접 들어가 경험하고 좌절했던 부분들을 긍정적인 시각 으로 발표하였다. 예산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매번 느끼고 부딪치는 입장에서 미흡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인 많은 작은 도서관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활동들이 자랑스럽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긍정적이고 기대된다는 의견을 보여주었다. 지방선거 때 제안한 정책 제안서를 중심으로 실행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이끌어 낼 토론 의제를 많이 마련하고, 우리 지역의 일꾼들이 이를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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