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7일 토요일 두꺼비 생태관. 김영이 선생님께서 산남동의 옛날 모습부터 지금 현재 모습까지를 강의해주셨다.
 옆 동네인 수곡동의 이야기와 산남동의 이야기를 같이 해주셨다. 나는 그냥 지금까지의 산남동이 원래는 산이 많았지만, 지금은 개발해서 산을 깎아서 생긴 마을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나니, 그냥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모든 사람이 지금의 두꺼비마을인 산남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옛날에는 큰 산이 있어서 선생님께서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실 때, 버스를 타고 큰 산을 돌아서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 다고 하셨다. 1988년 초가을에 88 올림픽 때문에 서머 타임제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됐다. 여름에 해외에서 온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시차를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그래서 생활하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도 조금 불편하다고 하신 것도 알았다.
 선생님께서 산남동에서 땅 문제로 인해서 몇 년 동안 산남동 원주민들의 생활이 불편하다고 직접 겪으셨던 분을 찾아뵈어서, 인터뷰를 하신 영상도 보았다. 그 당시에 원주민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 안타까웠다.
 초등학교 시절에 다녔던 초등학교 이야기와 그 주변 환경 이야기도 해주셨다. 가을에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추석 바로 다음날에 해서 매년 운동회를 열면 온 마을사람들이 다 운동회에 와서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고 한다. 그 중에서 몇몇 어른들은 추석이라서 한복을 입고 오셨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소풍 갈 때, 근처에 헬기 착륙장이 있어서 거의 그 곳으로 갔다고 하셨다. 학교 주변에 논과 밭이 있고, 하천도 있어서 아이들이 그곳에 가서 물장난도 많이 하셨다고 한다. 학교 뒤 후문으로 나가면 수십년 전부터 있었던 엄청 오래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서 선생님이 그곳에서 친구들이 랑 많은 추억을 쌓으면서 함께 놀았던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집에 갈 때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굳이 나무 쪽으로 빙 돌아서 가셨다고 한다.
 마지막에 김영이 선생님께서 새벽에 나가셔서 산남동 푸르지오 산책길을 걸어갔던 영상을 봤다. 아침 일찍 나가니까 새소리가 더 예쁘게 들리고, 풀에 맺힌 이슬도 예쁘고, 산책길을 따라서 걸어가면 거울못이 나오는데, 평소에는 그냥 지나가면서 거울못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지만, 영상으로 이렇게 자세히 봤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산책길을 보았는데, 저마다 다 특색 있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그 산책길을 사람들은 그냥 산책길이라고만 부를 뿐이었다.  영상으로 봤을 때처럼 엄청 예쁘고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길인데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우리 동네를 잘 알리려면 이 길만의 특색 있는 이름을 지어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김영이 선생님께서 일본에 있는 유명한 길을 보여주셨다. 그 길은 단지 일본의 유명한 사람이 출퇴근할 때 걸어왔던 길이 있는데,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그 길을 일부러 찾아서 오기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그 산책로에 스토리를 담아서 우리 마을을 잘 알려줄수 있는 이름을 짓는 공모전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짓고 싶은 이 길의 이름은 ‘꿈꾸는 숲속의 길’이다. 평소에 집에서는 늘 시끌벅적한 동생들과 지냈던 내가 이길을 걷다 보면 봄에는 나 혼자 여유롭게 꽃들도 감상하며 걸을 수 있고, 여름에는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걸을 수도 있고, 가을에는 나 혼자 낙엽들을 밟으며, 부스럭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가을바람과 손잡고 걸을 수도 있고, 겨울에는 나 혼자 눈을 밟으며 내발자국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이렇게 나처럼 일상이 시끌벅적하거나 숨 가쁘게 바쁘게 살아왔던 사람들은 이 길에 오면 혼자서 조용히 생각하며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길을 걷다 보면 조금의 기쁨을 누리며 걸어가며 생각하면서 꿈을 꾸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길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집 주변에 자연과 함께 꿈을 꾸며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세상에 몇 개나 될까? 나는 집 주변에 이런 길이 있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날, 김영이 선생님께서 해주신 강의를 듣고, 오늘 이 강의 안 들으러 왔으면 나는 계속 산남동이 그저 ‘산만 깎아서 개발해서 생긴 두꺼비 마을’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고, 이 길의 이름에 계속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살았을 것이다. 오늘이 강의를 들으러 온 내가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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