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동작은도서관협의회에서 주관한 북콘서트 참관후기

 

 지난 2일 저녁 7시, 아직 환한 우리 마을 두꺼비생태문화관으로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날은 유난히 파랗던 하늘과 선선한 바람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기분좋은 날이었다. 뚝딱뚝딱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무대가 설치되었고, 한 옆에서는 아름다운 오카리나와 우쿨렐레 연습이 한창이었다. 우리 마을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북콘서트> 행사 준비로 한창인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행사안내문을 나눠주는 7살 아이부터, 취미로 이웃과 배운 우쿨렐레로 아름다운 연주를 하려고 준비하는 주민들의 모습까지. ‘마을 행사란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야외공연장에 사람들이 가득차자 기다렸다는 듯 하늘이 맛좋은 홍시처럼 예쁜 물을 들이기 시작했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을 주민들의 솜씨를 볼 수 있었던 우쿨렐레 동아리 ‘우쿠하니’와 오카리나 동아리 ‘리나홀릭’의 선율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어진 뮤지컬 배우 E지은의 <넬라 판타지아>는 마이크를 통해 멀리 울려퍼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북뮤지션 제갈인철은 그 특유의 넉살좋은 입담으로 아이들과 어른들 눈높이를 모두 만족시켰고, 무엇보다 중간중간 책에 관련된 퀴즈를 아이들이 척척 맞히고 선물을 받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흐뭇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꽤나 친숙한 권윤덕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 고정욱의 <엄마의 등 학교>, 채인선의 <내 짝꿍 최영대>의 책노래는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아름다운 가치사전>의 랩으로 책읽기 코너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무대 위로 올라와 랩을 선사해 모두에게 웃음과 행복을 안겨주었다. 제갈인철의 야심작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를 들으며 ‘라면 맛에 녹아있는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산남동작은도서관협의회에서 주관한 이번 북콘서트는 그냥 앉아서 관람하는 공연이 아니라 아이도 어른도, 마을 주민도 모두 하나되어 참여하는 힐링 콘서트이자, 화합의 장이었다. 신나게 웃고, 퀴즈를 풀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기는 동안 어둠이 짙어졌고, 공연도 끝이 났다. 유난히 밝은 달빛이 가는 길을 비추었고, 못내 아쉬운 듯 책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조차 아름다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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