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종류에는 무려 15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많이 알려진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적 장애와 신체적 장애. 이 두 가지로 쉽게 구분은 가능할 것이다. 
    신체적 장애는 지체, 뇌병변장애로 대표되는 신체적 기능 제한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장애를 말한다. 하지만 신체 장애의 경우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 아직 이동권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사회 인식과 기술과 인프라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신체 장애인은 복지관의 서비스를 벗어나 자신들의 욕구를 중심으로 자립생활센터라는 새로운 체계를 구성했다. 개개인의 주체적인 욕구가 모이고, 정치력으로 발전해 사회에 요구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신체 장애인은 그것을 해 냈고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신적 장애에 대한 이야기는 뉴스에서 많이 접해 왔다. 2014년 신안 염전노예 사건, 청주시에서 일어난 만득이 사건으로 대표되는 장애인 인권 침해사건, 대구 희망원에서 일어났던 폭력 그리고 학대사건. 지금까지 사회와 언론이 장애인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은 대부분 피해사례 뿐이다. 대중에게 항상 피해자의 이미지로 비춰지는 장애인. 발달장애인은 지적능력, 신체능력이 나이만큼 발달하지 않은 장애를 말한다. 발달장애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다면, 정신치제라는 표현은 어떨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익숙한 표현일 것이다. 2007년 지적장애라는 용어로 공식적으로 변경되었고, 자폐성장애, 지적장애를 아울러 발달장애를 상황에 따라 혼용하고 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입장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다. 당대의 사회 인식에 따라 계속해서 변해왔는데, 정신박약, 정신지체가 해당 장애를 지칭하는 공식적인 용어였다니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반면, 발달장애인은 자기 결정, 상황의 판단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실제로 본인이 원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직업재활시설 특수학교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은 다행스럽게도 가족과 사회의 지지가 있었던 사람들이다. 우리가 뉴스로 접한 인권침해, 노예사건, 생활시설 폭력은 이들의 인권을 생각해주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얘기다.
   현재 장애인복지관 이용자의 80% 이상이 발달장애인이다. 본인들의 욕구에 대한 주장은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 대신하고 있으며 권익 보장을 위해 성년후견인 제도 또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발달장애인의 생활 개선을 위한 노력은 다채로운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장애가 갖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애학(障礙學)에서는 장애인의 장애를 결정짓는 요인을 환경에서 찾는다. 가령, 우리는 당장 스웨덴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면 언어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 휠체어로 상징되는 장애인의 표식은 어쩌면 근 미래에는 그저 상징의 의미로만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장애인을 그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사람, 아파트나 대형 마트 주차장에 파란색 주차 구역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장애인이 겪는 문제와 불편은 너무나 다양하고 폭력적이다. 이들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같은 인권을 가진 존재라는 감수성이 현대 시민사회에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장애는 너무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 김학철(혜원복지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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