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에 부쳐

 두꺼비마을신문 창간 9주년 행사를 준비하느라 창간호부터 뒤적이며 마을신문 연혁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창간준비1호 발행일이 2008년 12월이었으니 마을신문은 이미 햇수로 10여 년이 되었다. 길다면 긴 그 세월의 연혁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감회에 젖는 것은 당연한 일! 마을신문에 담겨 있는 수많은 동네 사람들, 마을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회고하면서 새삼 마을신문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을신문은 때론 앞장서서 마을의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고, 때론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역동적인 활동상을 담아내면서 이른바 ‘두꺼비마을’을 우직하게 일구어 왔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두꺼비마을신문이 주민들의 손으로, 주민들에 의해 창간 9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주민들은 마을신문 발행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나눠주고 협력했다. 그러니까 마을신문은 순전히 주민들의 나눔과 협동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마을공동체’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은 마을신문 창간 9주년의 역사를 써온 저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경쟁 사회는 그 반작용으로 협동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자연스럽게 공동체 신문인 마을신문이 그런 가치를 담아냈던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공동체가 발현된 시대일수록 위대한 문화를 꽃피웠다. 고대 그리스 사회나 중세 길드는 모두 도시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던 시기였다. 21세기에 두꺼비마을신문은 지난 9년간(햇수로는 10년) 아파트 위주의 도시에서 ‘마을공동체’라는 단어를 주민들과 공유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소중한 ‘미디어’로 작용해 왔다. 주민 스스로가 나눔과 협동으로 마을신문을 발행해오면서 두꺼비마을의 문화적 수준을 높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신문이 매개가 되어 중세 길드나 고대 그리스 도시 사회처럼 민주주의와 자치를 실현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마을신문 창간 9주년에 실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셨다. 마을신문이 마을공동체의 기수가 되라는 채찍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이제 ‘답보’ 상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때다. 두꺼비마을신문이여, 삭막한 경쟁사회가 함께 사는 세상이 될 때까지 용감하게 전진!    /조현국(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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