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주 금천동에 위치한 공연팀 30주년 된 “놀이마당 울림”에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6년 처음으로 산남고등학교 풍물반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의 눈빛에서 굉장한 열정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전에 다른 선생님과 수업을 했었기에 새로운 나를 약간은 ‘저 분은 누구지?’ 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학년은 새로운 선생님과 해야하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고 1학년은 잘 모르는 선생님과 수업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친구들끼리 단합도 잘 되고 점차 나에게도 마음을 열어 1년이라는 시간은 금새 흘러갔다. 2017년 다시 산남고등학교에 수업을 나가게 되었다. 작년에 1학년이었던 친구들이 이번에는 2학년이 되어 선배가 되어 있었고 새로운 1학년 친구들도 모여 있었다. 참 기분이 묘했다. 나는 항상 그 자리인 것 같은데 학생들은 계속 변한다는 그런 느낌…… 새 학기가 시작되고 수업을 하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친구들이 사물놀이를 대할 때의 눈빛과 열정이 이렇게나 대단했는가?’
  많은 연습을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한 것을 물어 오고 자기들끼리의 호흡을 강조하고 참으로 대견했다. 보통의 배우는 학생들은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 이외에는 더 알려고 하지도 않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던 나로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 스스로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더 많은 열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쇠, 징, 장구, 북 모두가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고 서로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고 함께 호흡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마도 음악을 만드는 방법과 무대의 매너 정도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계속 된 수업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바로 아이들이 11월 4일 축제에 참가해 당당히 대상을 받은 것이다. 참 많이 놀랐다. 겉으로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아이들이 무척 대견했고 자랑스러웠다. ‘자식들, 그렇게 많이 노력하더니 결국 해냈구나!’
  친구들이 모습 속에서 나 또한 느낀 점이 많다.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하는 생각과 역시 음악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국악이 점차 외면 받고 있다는 스스로의 생각과 직업으로서 음악을 만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부끄러웠다. 산남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서 친구들 뿐 만 아니라 나 또한 가슴 속의 열정의 불을 다시 지피고 있는 기분이 든다.
“고생했다. 친구들아!!! 자랑스럽다. 친구들아!!! 우리 다시 열심히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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