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벨소리가 울린다. 친정엄마시네~~ “얘 바쁘니?”라고 먼저 물어보신다. 엄마의 뒷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나는“엄마 이따가 전화 드릴께요”라고 말씀드리고 퇴근 후 늦게서야 전화드리니 날씨가 추워져 서둘러 김장을 담그자는 엄마의 걱정스런 말씀이셨다.
농사꾼도 아닌 부모님께서 어린이집 아이들을 위해서 배추와 김장에 필요한 갖가지 농작물을 심어 행여나 가뭄에 마르지나 않을까 물을 퍼 뿌려주시고 배추벌레들이 잎사귀를 다 파먹을까 벌레도 수시로 잡아주며 자식 돌보듯 키워내신 신토불이 야채들~
부모님은 김장 담그기 일주일 전부터 필요한 재료 손질 후 다듬고 빻고 배추 뽑아 절여 놓으시면 그제서야 나는 어슬렁 주말에야 김장 담그러 가곤 한다. 이번 김장에도 80대의 어르신들이 고무장갑 옆구리에 끼고 김장하러 오셨다. 아이들이 먹을 백김치와, 빨간 김치를 심심하게 담그어 한통 한통 채워 넣으니 세상을 다 가진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차곡 차곡 쌓아놓은 김장통을 보고서야 뒤늦은 점심으로 청국장에 두부 넣어 뽀글뽀글 끓이고 돼지고기 몇 덩어리로 수육을 삶아내어 김장 겉절이와 맛난 점심을 대접해 드렸다. 고단하지만 김장을 한 후 나누어 먹는 점심이 완전 꿀맛이다~

배추김치 200포기 김장 담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만석지기가 부럽지 않은 마음이다.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담근 맛난 김치 나눠먹으며 올 겨울 우리아이들과 건강한 겨울을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청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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