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갤러리 운영으로 지역주민 쉼터 제공, 교육·문화 활동…종교소명 다하기 위해 노력

▲ 산남동 남부은샘교회 강진국 목사
‘나도 한번 종교를 가져볼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팍팍함’, ‘지침’에 위로를 얻고자 나도 한번 종교를 가져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종교인 및 종교단체와 관련된 각종 부정부패가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하지만 종교인들이 가지는 그 특유
의 여유로움과 행복함이 부러웠다.
종교는 분명 ‘위안’, ‘안식처’, ‘나눔’ 등 현대인이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성 회복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홀로’가 힘겨울 때, 누군가
와 함께 나누며 즐기고 싶을 때, 그럴 때 우리는 종교기관을 찾게 된다.
산남동에도 수많은 종교기관이 있다. 그중 산남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남부은샘교회’는 산남동 지역주민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편안함을 주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던 2007년부터 현재까지 남부은샘교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알면 좋은 수많은 강좌가 열리고 있다. 부모교육에서부터 어린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방법, 심지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강좌, 방학숙제로 제출하면 좋을 미술작품 만들기 강좌도 열린다. 기독교 교리와는 정말 관계가 없다.
특히 최근에는 교회 1층을 아예 커피숍과 갤러리로만 꾸몄다. 입구에서만 보면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으로 교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이곳은 남부은샘교회를 다니는 교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구지 남부은샘교인이 아니더라도, 꼭 하나님을 믿지 않더라도 이웃과, 친구와, 또는 좋은 사람과 그저 편하게 차 한 잔 마시러 교회에 들르고 가끔씩 열리는 작은음악회와 전시회에선 모자람없는 ‘힐링’을 맛본다. 그렇게 남부은샘교회는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곳이다.
여느 교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특별한 남부은샘교회에는 강진국 목사가 있다. 그는 “종교가 가진 소명을 다 하기 위해 그저 최선을 다할 뿐 특별함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종교는 마을과 지역, 또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교리만을 강조하고 생활과 동떨어진 종교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생명·환경·농민·참교육운동을 주도하다

올해로 19년 째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강진국 목사는 사실 청주지역에서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다. 오창 등지에서 생명운동, 환경운동, 농민
운동, 참교육운동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생활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했고 특히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앞장섰다.
강진국 목사는 지난 2000년 1월 수곡동 청주남부교회에 어린이 공부방을 마련, 방치되었던 아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 책장과 책상, 집기 몇 가지가 다였다. 하지만 당시 교회공부방은 수곡동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쉼터’였다. 또, 농번기에는 계절탁아를 열어 어린이교육에 힘써왔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름방학에 공부방 아이들을 위해 ‘어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캠프’를 열어 전남 신안에서 갯벌탐사를 하기도 했다.
강진국 목사는 “지역주민을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공부방을 만들었다”며 “현재 산남동 남부은샘교회에서
하고 있는 활동, 즉 1층에 커피숍을 열고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강좌를 계획하는 것도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주민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이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것은 양 날개를 퍼득여야 가능하다. 종교도 새와 마찬가지다. 종교에서 양 날개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을 말하는데 사회를 등한시하고 개인만을 구원하는 개인구원 활동만을 한다면 교회는 한쪽 날개만 퍼득이면서 제자리만 뱅글뱅글 돌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트스페이스 ‘쉴만한 물가’의 내부모습

▲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남부은샘교회

아이들 교육에 집중하는 교회

현재 남부은샘교회에서는 지역과 함께 하기위해 교육과 문화, 가정에 집중하고 있다. 올 1월 교회 1층을 리모델링해 커피숍으로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오는 10월 27일에는 조원규 작가의 ‘영화와 어우러지는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강 목사는 특히 감성이 풍성한 아이들을 기른다는 생각으로 산남동 지역의 아이들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요즘 들어 감성이 메마른 아이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어린이 교육과 부모교육, 놀이학교, 아기학교, 노인학교도 함께 운영할 생각입니다”라고 강진국 목사는 설명했다.

놀이학교는 말 그대로 놀이를 위한 학교인데 초등학생과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놀 줄 모르는 아이들이 너무 많고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강 목사의 설명이다. 아기학교는 1~3세 아기들을 위한 학교로 엄마와 아기들이 함께 배우고 즐기면서 쉬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강진국 목사는 “종교란 지역과 주민들과 함께 할 때 의미가 있고 그럴 때만의 그 소명을 다하는 것”이라며 “남부은샘교회가 그런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