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직장동료를 며칠 전 만났다. 한사람은 허리디스크 산재인정을 일부 받았었고 허리수술을 해서 장애등급을 받았다. 한사람은 노조사무국장을 하던 사람인데 회사에서 관리과장으로 발령을 냈었다. 공무과 전기기사였는데 어찌나 열심히 했는지 회사규약 노동근로기준법을 줄줄이 꿰고 다녀서  허리 아팠던 동료도 일부산재를 받게 해주었고 우리가 모르는 틈새를 알려주어 회사에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었다. ‘알쓸신잡’의 대가였다.

애가 셋이나 있는 사람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출마하면 정치후원금도 내는 사람이다. 이번 대선 때도 어김없이 정치후원금을 냈다고 얘기했다. 엊그제 소주를 마신 과장님이 “영이야 나는 정치가 잘되면 세상이 조금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장애인 학교를 세우는데 무릎 꿇는 부모를 보면서 장애인에 관심을 가져야 내년부터는 후원을 다른 곳에 해야겠어.”  과장님이 늘 손해 보는 삶을 살고 있는 것같고 바보 같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이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 세상에 작은 브레이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산남동에 장애인을 위한 학교를 짓는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수업 가서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있으면 많이 힘들다. 그래도 함께 배우고 느리게 배우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거라는 생각이 보편적이길 바래본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