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송편 빚기 행사는 사랑으로 어린이집 원아들과 경로당 어르신들과의 연계프로그램입니다. 청주시에서 산남동에 있는 어린이집 한 곳을 지정해서 시행하는 1-3세대 연계프로그램 사업으로 연 4회 실시합니다.

엄마는 추석 몇 일 전부터 명절 지낼 준비를 하시느라 늘 분주하셨다. 햅쌀을 빨간 고무통에 몇 일 담가놓고 쌀이 잘 불었다 싶으면 소쿠리에 쌀을 건져내어 물기를 뺀 후, 커다란 양재기에 쌀을 건져 담고 보자기로 덮었다. 그리고는 맏이인 나에게 방앗간에 다녀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시고 혹시나 좋은 쌀이 다른 집과 바뀌지 않게 꼭 양재기 옆에 붙어 있으라는 엄마의 특명~~^^
길게 늘어선 양재기 행 열은 줄어들지 않고 하염없이 우리 집 양재기를 지켜야하는 특명으로 인하여 놀고 싶었던 어린 마음 꾹 참고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려야했다.
방앗간 아주머니의 낡은 기계 속에 쌀이 몇 번을 오가며 눈처럼 하얀 쌀가루로 변신을 한 후에야 가져온 양재기에 흰쌀가루를 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전달하며 특명을 마치곤했다.
엄마가 따뜻한 물로 쌀가루에 익반죽을 하시고 아주 긴 시간 반죽이 잘되도록 쉴 새 없이 치대기를 하셨다. 치댄 쌀가루 덩이를 한 덩이 한 덩이씩 흰 천으로 감싸 놓으신 후 할머니, 엄마랑 둘러앉아 긴 시간동안 송편을 만드시고 미리 따온 솔잎을 바닥에 넓게 펴 깔고 그 위에 예쁜 송편이 하나하나 몸을 싣었다.
송편을 만들면서 한 켠에서는 시루에 쪄서 참기름, 소금장으로 버무린 후 송편을 시식해 보며 송편을 만들곤 했던 어린 시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우리 아이들~^^
오늘은 추석을 맞이하여 경로당 할아버지, 할머니랑 송편 만들기 수업을 함께 하는 날이다. 선생님과 함께 추석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본 후,  떡 반죽을 조금씩 떼어 동글동글 손바닥에 굴려 구멍을 내고 깨고물과 삶은 검정콩 고물을 넣어 조물조물 송편 만들기 흉내를 내어본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송편의 모양은 동글동글, 납작납작 제각각 이지만 손 때 묻은 송편을 열심히 만들어 솔잎에 ‘ 턱 ’하니 올려놓은 모습은 자랑스런 얼굴이다. 내가 만든 숫자만큼 집으로 가져가 엄마, 아빠께 드릴 수 있다는 말에 더 열심히 조물조물 만들어 본다. 왕만두 모양의 송편, 검정콩 고물이 삐죽이 튀어나온 송편~~
에구구~~ 동생반 친구들은 떡 반죽을 벌써 먹고 있다. 고물도 언제 맛 보았는지 입가에 고물이 듬성듬성 묻어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송편을 보면서 성취감에 기뻐하고 찜통에 솔 잎 깔고 쪄 낸 송편을 보고 내가 만든 송편이 어디 있나 찾아보며 각양각색 모양의 송편을 즉석에서 맛보면서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먼저 먹어보라고 권하고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먼저 드세요” 라고 말하면서 “ 냠냠 ” 맛있게 나누어 먹어보았다.
자기가 만든 송편을 작은 박스에 담아주니 세상 귀한 보물처럼 송편박스를 챙긴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