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레나 노데리 호지 지음, 중앙북스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에 관한 달라이 라마의 추천사는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였다. 사람과 두꺼비, 즉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우리 마을의 모습과 뭔가 오버랩 될 것 같은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혹독한 기후와 척박한 환경에도 행복하고 만족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과 여유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 비록 미래자원이 풍족하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고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나라. 기술이 없고 가난해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나라. 검소한 생활과 협동 그리고 깊은 생태적 지혜로 긴밀하게 연결된 공동체적인 삶속에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누리며 살고 있는 라다크 마을은 내게 유토피아로 다가왔다. 이 책은 평화롭고 건강한 라다크에 반해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가 결국 16년을 살게 된 저자 헬레나 호지가 겪었던 일들을 생생하게 적은 글이다

느리지만 강인하고 행복했던 사람들...
하지만 평화로운 라다크에도 근대적 개발이 찾아왔고 강제적인 서구화 때문에 혼란을 겪어야 했다. 불행하게도 서구화 이전의 행복했던 삶들은 사라지게 되었다. 물질은 더 풍족해 졌지만 자연 속에서 지혜를 얻고 여유롭고 행복했던 라다크 사람들은 서서히 더 불행해져갔다. 발전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감쳐진 환경 파괴와 지구의 질서가 무분별하게 깨뜨려지는 엄청난 그림자 때문이었다.
‘오래된 미래’를 읽으면서 과연 근대화, 현대화만이 더 행복한 삶을 불러오는지에 관한 의구심이 들었다. 어쩌면 어떤 이들에겐 강제적인 발전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본성을 지키며 사는 삶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개발도 필요하다. 그래야 발전도 할 수 있고 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지켜져야 할 것과 발전해야 할 부분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헬레나와 사람들이 환경 친화적인 개발을 돕는 이야기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미래에 꼭 함께 가지고 가야 할 것 가운데 오래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 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행복한 미래 속에 오래된 미래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것은 낡고 진부한 의미가 아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함께 가지고 가야 할 오래된 것들을 기억할 수 있다면 미래는 분명히 행복해 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마을은 아파트가 많은 곳이지만 옛 시골의 정서가 깃들어 있는 공동체 마을이다. 두꺼비생태관, 아파트도서관, 마을신문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에게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며 키우려고 노력하시는 어른들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어른들의 봉사와 연대를 보고 함께 어울리고 돕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느낌이 든다. 우리 마을은 이미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미래를 만드는 아름다운 곳이다. 두꺼비 방죽을 보호하고 자연을 지키며 공동체 삶을 실천하며 사는 우리 마을에 행복한 미래의 열쇠가 있다고 믿는다. 이런 마을에 사는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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