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타고 어디선가 아카시아 향기가 들어온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는 아카시아 향기만 맡아도 진한 향수에 젖는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아카시아 꽃을 따서 먹기도 하고, 네 잎 클로버 꽃으로 반지며 목걸이 심지어 왕관까지 만들고 놀았다. 수없이 많은 놀이가 가능했던 자연 놀이터에서 어떤 친구는 엄마가 되고 어떤 친구는 아빠가 되어 소꿉놀이하던 때가 있었다. 친구들과 양지 바른쪽 담벼락 아래에 앉아서 병뚜껑이나 사금파리 깨진 조각을 주어다가 소꿉놀이를 했다.

요즘도 아이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 중 하나는 소꿉놀이다. 아이들의 소꿉놀이에는 웬만한 살림살이가 다 있다. 싱크대, 가스레인지, 밥그릇, 커피 잔, 접시, 귀엽고 앙증맞은 예쁜 그릇들이 많이 있다. 얼마나 좋아졌는지 아이들의 소꿉놀이에 향기가 난다.
감각 운동기인 영아는 오감을 통해 발달을 하기 때문에 향기가 나는 장난감은 아이들의 성장에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이가 점차 성장하면서 친구들과 놀이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놀이에는 새롭고 신기한 작은 세계가 있다. 그 속에서 풍부한 사회 경험을 하게 되고 친구들과 협동하고 사이좋게 놀거나 경쟁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 간에 다툼이 일어나서 간혹 상처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싸움을 통해 다른 친구와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싸우다가도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울려 논다. 싸움을 했다면 서로 화해하고 사과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어른의 역할인 것이다. 아이들끼리 놀다 생긴 작은 상처에 감정이 격해져서 화를 내시는 부모님을 간혹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속상한 마음은 부모나 교사가 똑같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면 좋겠다. 놀이를 통해 기준과 규칙이 뭔지 성 역할이 뭔지 배우는 중인데 조금 상처가 났다고 부모가 앞서 버럭 화를 내면 아이는 소극적으로 놀이 활동을 하게 된다.
오늘은 아이들이 아기인형을 업고 한 가득 차려진 식탁에 둘러 앉았다. 서로 먹여주고 먹는 시늉을 하며 눈이 서로 마주 칠 때마다 까르르 웃는다. 엄마를 맡은 아이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귀에다 대고, 다른 손으로는 청소하는 시늉을 한다. “네, 네, 어머니…….”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웃음이 빵 터졌다. 할머니가 전화하셨을 때 엄마가 전화 받는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다. 아빠 역할을 하는 아이가 ‘아줌마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뭔지도 모르고 아빠 흉내를 낸다. 새삼스레 아이 앞에서 행동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이 좋은 모델링이 되어야 우리 아이들이 좋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