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2012년 12월의 어느 날.
여섯 살 짱아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자기가 좋아하는 할아버지가 대통령이 안 되어서 너무 슬프단다.
쨍쨍 햇볕 나던 여름날.
대선 후보로 동네 오셨던 대통령 후보 할아버지. 우연히 시간이 맞아 이야기 듣고 함께 공원 산책을 했었네요.
제일 어리다고 손도 잡아 주시고 무릎에 앉혀주신 이후로 TV에 나오기만 하면 "와~ 할아버지다."
그때 느꼈었지요.
왜 정치하시는 분들이 어르신들 손 잡아주시는지...
체온이 옮겨지며 마음도 전해지는가 보다 하고요...

우리 국민들에게 아픔의 시간들이 지나고 다시 대선의 날이 다가옵니다.
대통령 취임 후 많은 아픔과 실망, 분노로 국민이 한마음이 되었고 역사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은 탄핵 되었습니다.
모두들 더 많이 더 잘 보아야 한다고 함부로 뽑아선 안 된다고 대뇌입니다.
대선을 얼마 앞둔 어느 날 짱아의 그 할아버지가 또다시 대선 후보로 우리 도시에 오셨습니다.
이모들 이야기 듣더니 저더러 꼭 다녀오라 합니다.
사진도 찍고 오라고...
아직도 그 마음 변함없나 싶어...
“엄마 그 할아버지 뽑으라고? 너가 투표할 수 있음 뽑고 싶은 거야?”
했더니 “아니, 그냥 말고, 어떻게 하는지 보고...”이럽니다.
아... 11살 짱아도 그냥 뽑으면 안 된다 하네요.

재미있는 TV시간에 대선후보들 나오면 “아이구, 또 나온다.” 이러면서도 채널을 돌리지 않는 짱아.
15명 후보사진 앞에서 관심 있게 읽어 보며 한참을 서 있는 짱아.
우스갯소리로 우리 짱아 정치에 관심 있나? 했더니...
“엄마, 이렇게 슬픈 일이 또 있으면 안 되니까... 대통령 엄마아빠가 알면 너무 슬플 것 같애.
그러니까 이번엔 엄마가 잘 뽑아줘.말만 잘해도 안 되고 생각도 좋아야 해. 마음이 착하고 일도 정직하게 잘 했으면 좋겠어.
나도 잘 보고 이야기해 줄게.
할아버지 좋아하는 건 우리끼리 쉿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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