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리슈빌, 열린 도서관

『논어』 「학이」 편 첫 장!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悅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하랴’ 라는 대목이 있다. 인문학의 바이블이자 유학을 집대성한 공자님의 수많은 주옥같은 가르침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근간은 인생은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것. 그 기쁨의 원천은 바로 학습을 통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인간은 평생을 통해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이다. 거기에는 학교라는 곳에서의 배움도 있겠지만 책을 통한 스스로의 깨달음과 통찰이 오히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도서관 좋은거나 책 좋은거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의 메커니즘은 우리를 첨단의 기계에 빠져 들게 한다. 몇 초 만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단 몇 분안에 수십명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그 몹쓸(?) 기계로 말이다. 그러기에 책이 사람을 찾아 나섰다.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는게 아니라 그들이 있을 만한 곳에 찾아가 그들이 자기를 봐주기를, 읽어주기를, 그리고 다시 기억하여 더 많은 그곳으로 찾아오기를…

▲ 네덜란드 책마을 '브레드보르트'

▲ 산남리슈빌 열린도서관

 

 

 

 

 

 

지금까지도 북유럽 열풍은 건재하고 있다.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 패션 등등 모던과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문화 스타일은 어쩌면 너무 많은 풍요 속에 얽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휴식을 제공하기에 더욱 열광하고 있지 않나 싶다. 거기에 도서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공간구조와 다양함, 독특함. 그러나 그런 뛰어난 조형적 공간 연출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자연, 인간 친화적인 공간으로 오직 그곳을 이용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것. 실내건 실외건 책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그들의 계획된 노력이 참으로 부럽다. 계룡도서관에서도 학업에 학원에 지친 울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지나가다가 짬이 나면 친구 기다리다가 심심하면, 잠깐의 위로와 웃음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곳. 실외라는 여건상 날씨나 관리의 어려움은 있으나, 아이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조금씩 성과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책은 장식품이 아니다. 만져주고 읽어주고 그 속내 뜻을 알아줘야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사랑스런 치밀함에 계속 속아줘서 스스로가 자신을 위하고, 미래를 찾을 수 있는 인생의 책을 만나게 되기를 엄마의 마음으로 기다려 주련다.

저작권자 © 두꺼비마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