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짱구선배님~

신학기가 되자 짱구가 싱글벙글한다.
후배들이 들어와서 그렇단다.
기숙사 생활 일주일 내내 전화 한 통 없더니 만나자마자 후배들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동생들 교실 안내해 주고 함께 밥 먹고 챙겨주느라 전화할 짬도 안 났단다.
너무 귀엽고 너무 사랑스럽단다
형, 누나들이 자신들을 이렇게 이뻐했었구나... 새삼 느껴진다며...
작년 이맘때쯤 선배랑 함께 아침, 점심, 저녁 먹느라 선배 찾아가고 선배 동아리 가입하느라 바빴다며 처음 집 떠나 걱정 가득 안고 기다리는 엄마와는 달리 학교생활 하느라 소식 감감하더니 어느새 일 년이 지났다.
맛있는 반찬이 나오면 맛있게 먹어라 일러주고 동아리도 추천해 주고 아침마다 머리도 먼저 감게 해준다며 자랑자랑하면서 언제부턴가 자신도 최고 좋은 선배가 될 거라던 짱구.
가끔 자신과 친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선배가 있어도 자신은 절대 그러지 않겠다며 후배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짱구.
올 한해도 부딪히며 배려하며 형, 동생들과 형제처럼 가족이 되어갈 기숙사 아이들.
우리 집 아기 선배로 태어났던 우리 짱구.
후배 아기 짱아를 사랑을 다해 돌봐주더니 짱아를 동네 좋은 언니, 누나가 되게 해주었다.
아마 학교 후배들에게도 듬뿍 사랑을 줄 모양이다.

일생이 선배와 후배의 연속인 우리의 삶.
후배로 태어나 선배가 되고 선배의 배려를 받고 후배를 아껴주는 돌고 도는 세상.
어느새 선배엄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아있는 내 모습에 놀라며 우리 짱구짱아가 나를 본받아 좋은 엄마아빠의 모습으로 자라나길 바라며 긴장해 본다.
아들을 키우며 선배시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보고 딸을 키우며 장인장모님의 마음도 헤아려 본다.
결국은 상대의 입장이 내입장이 되는 세상살이에 아픔을 주고받는 것보단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기를...
가끔은 선배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후배에게 주며 세상을 바꿔보려는 시도.
그 작은 시도들이 하나하나 모여 이 세상천지가 사랑과 배려로 가득차기를...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줄 안다는 말도 고된 시집살이 해본 사람이 고되게 시집살이를 시킨다는 말도 상관없이 누구라도 후배의 멋진 선배, 선배의 멋진 후배가 되어 보자!
짱구선배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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