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사랑을 표현하세요”

이번 추석에 둘째 오빠 내외가 오지 않아서 어머니는 이가 하나 빠진 듯하다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를 못하신다. 중년을 지난 그들 부부에게도 명절에 오지 못할 만큼 중대한 일이 생긴 모양이다. 명절을 지나고 간혹 위기를 겪는 부부들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사랑의 싹을 틔울 때는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온갖 궁리를 다 하게 된다.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며 살겠노라 약속하고 결혼을 한 후에는 어떤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함부로 해서 상처를 주는가하면 긴장하지 않은 너무 편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평생 사랑 해주기로 약속한 부부(夫婦)가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힘든 육아에 지치고,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다투는 일도 많아져서 토라져 있기도 한다.

상한 마음을 남편과 아내가 마주 앉아 풀어야 하지만 대화는 사라지고 많은 아내는 자식이 상한 자존심을 세워 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자식에게 갖은 정성을 쏟는다. 남자는 또 어떤가? 빽빽거리며 우는 아이와 잔소리하는 아내가 싫다며 세상의 화려한 유혹에 빠져 뻐꾸기같이 엉뚱하게 다른 새의 둥지를 기웃거리게 되는 어리석은 짓을 하기도 한다.

아내의 정원에서 자라는 자식이라는 꽃은 너무 많은 영양분을 받고 자라면 근력(筋力) 없이 비만해져 허약하게 살아가야 한다. 남편이라는 나무도 사랑을 주지 않으면 가지는 비비 틀어져서 볼품없이 살아가게 된다.

아내들은 가정이라는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이다. 필요할 때 적당한 것을 공급해주어야 별 탈 없이 각각의 꽃들이 자라 어울림의 꽃밭을 만들어 갈 것이다.

서로 맞지 않아 위기를 겪다가 헤어지는 부부를 볼 때마다 소 같은 아내와 사자 같은 남편의 결혼 생활을 생각해보게 된다. 풀을 좋아하는 소는 남편을 위해 매일 정성으로 맛있는 풀을 준비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자는 수컷으로의 위엄과 권위는 사냥이라며, 갖가지 맛있는 동물을 잡아다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가져다준다.

자기식대로 마음껏 주는 사랑이 어느 순간 서로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 감동을 하기도하고 주기도 한다. 우리는 가끔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혼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감정 표현이 서투른 어른들도 아기들이 말을 처음 배울 때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불편한 것은 불편한 데로 표현 을 하는 것이다. 보는 관점이 다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해 주는 것이다. 내가 먼저 변해야 상대도 변한다.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꽃밭은 이내 황폐해져 간다. 더 늦기 전에 가정이라는 꽃밭에 물도 주고 영양분도 주어서 꽃도 피우고 나비도 날아드는 행복한 상생의 뜰이 되기를 바란다. 정원사인 자신도 가꾸면서 내가 주고 싶은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사랑을 준다면 행복이 가득한 향기 나는 정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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