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중앙선, 장항선 등등 우리나라 철도에는 여러 가지 명칭을 가진 노선들이 존재하는데요, 이 수많은 노선들이 서로 하나가 될 수는 없을까요? 이번에는 두 개 이상의 노선이 모여 하나가 되는 직결운행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직결운행이란,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노선을 하나의 열차가 경유하며 운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서로 다른 노선들은 같은 회사 소속의 노선일 수도 있고, 다른 회사 소속의 노선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직결운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개념인 ‘노선’과 논리적인 개념의 ‘운행계통’을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용산에서 광주로 가는 열차는 운행계통상으로는 그냥 용산-광주간 열차지만, 이 열차가 운행중 경유하는 노선은 경부선(서울-부산, 용산-대전 경유)-호남선(대전-목포, 대전-광주송정 경유)-광주선(광주송정-광주, 전구간 경유)의 3개 노선입니다. 즉, 용산-광주간 열차는 이 3개의 노선을 직결하여 운행하는 것이지요.

이렇듯 노선망이 복잡한 일반철도에서는 실제 노선과 운행계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직결운행이라는 것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런 전국적인 철도노선망은 하나의 사업자가 운행하는 경우가 많고, 신호시스템이나 승강장같은 시설도 대부분 표준화 되어 있는데다가, 어느 구간에서나 달릴 수 있는 범용적인 차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직결운행이 어렵지 않습니다.

간선철도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또는 광역철도에서도 직결운행이 가능한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특이한 서울 4호선을 살펴볼까요?

서울 4호선은 3개의 노선, 원조 4호선(당고개-남태령)과 과천선(선바위-금정), 그리고 안산선(금정-오이도)을 직결한 노선입니다. 이 3개의 노선이 연결되어 현재 노선도에 나와 있는 4호선의 모습이 된 것입니다. 3개의 노선을 합친 만큼 시스템도 제각각인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특이점은 전력공급방식입니다.

4호선은 직류전기, 과천선과 안산선은 교류전기를 사용합니다. 그냥 같은 전기를 쓰면 좋을텐데 왜 다른 전기를 쓸까요? 서울 4호선은 두 개의 회사,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이 같이 운영하는데요, 코레일은 교류전기 사용을, 서울메트로는 직류전기 사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교류전기와 직류전기는 서로 성질이 달라서 반드시 전기적으로 격리해야만 하는데요, 이 격리된 66m의 구간을 “절연구간”이라고 합니다. 그럼 절연구간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으니 전동차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없겠죠? 그래서 객실 전등과 에어컨이 잠시 꺼집니다. 열차의 길이는 100m를 훌쩍 넘으니까 66m의 구간을 통과하면 다른 칸에서 전기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왜 불이 꺼질까요? 절연구간에 진입하기 전 기관사는 전기스위치를 절환하여 전동차의 회로를 교류회로에서 직류회로로, 또는 직류회로에서 교류회로로 바꿔줘야 합니다. 그럼 교류회로에 직류전기가 들어오거나 직류회로에 교류전기가 들어오겠죠? 이때 서로 맞지 않는 전기가 들어오면 기기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기기보호를 위해 전동차가 자동으로 회로에 들어오는 전기를 끊어버립니다. 그래서 불이 꺼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류전기와 직류전기가 만나는 절연구간을 ‘교직절연구간’이라고 합니다. 4호선과 과천선의 경계지점인 남태령역과 선바위역 사이에 존재하는데요, 또 교직절연구간은 서울 1호선 서울역-남영 구간, 청량리-회기 구간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3군데만 존재하죠. 또 ‘교교절연구간’도 존재하는데요, 이것은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전력공급의 차이는 알아봤고, 또 뭐가 있을까요? 신호시스템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당고개역부터 금정역까지는 ATC를 사용하지만, 금정역부터 오이도역까지는 ATS를 사용합니다. ATS와 ATC가 무엇인지는 147호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왜 이런 신호시스템에 차이가 발생할까요? 그 이유는 안산선이 과거에 서울 1호선의 지선이었기 때문, 즉 안산선이 1호선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1호선은 ATS를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니 안산선도 ATS를 사용했죠. 당고개역에서 열차가 출발하여 금정역에 도착할 때 까지 열차는 ATC의 제어를 받습니다. 도착 후에는 기관사가 ATS의 제어를 받도록 회로를 바꿔줍니다. 그럼 열차는 금정역을 출발하면 ATS의 제어를 받으며 운행하는 것이지요.

한편 직결운행을 실시하지 않아 아쉬운 곳이 많습니다. 특히 서울 2기 지하철(5, 6, 7, 8호선)에 이런 곳이 많은데요, 서울 5호선을 연장하여 경의선과 직결운행 할 수도 있었고 6호선을 연장해 중앙선과 직결운행 할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전력공급방식, 신호방식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금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직결이 가능하고, 또 이미 1기 지하철(1, 2, 3, 4호선)에서 극복한 경험이 있는데 2기라고 못할 것은 없죠. 그럼 승객들이 환승해야 하는 불편도 줄어들 것이고, 또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을테니까요.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며 철도노조가 9월 27일부터 파업을 했는데요, 다음달에는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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