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나는 엄마다. 그런데 내가 아프다.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온 작은 사고는 나를 생각보다 약하게 만들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데 나는 내 아이 앞에서 생각보다 오래 아픈 중이다. 아이가 내 손을 잡아주고 아이가 내 발이 되어주고 아이가 나를 위로한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한 달 전 나에게 온 교통사고는 나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운전해 줄 수 없고 함께 걸어줄 수 없는 엄마 없이 아이는 함께 걷던 길을 혼자 걸어주고 나의 일을 대신 해준다. 불편함도 감수해 주고 불편한 나를 배려해주며 불평 없이 불편함에 익숙해주고 있다
아주 아주 작았던 아이의 손이 어느새 열 살만큼 자라서 내 큰 손에게 위로가 되고 내 큰 어깨에게 힘을 준다.
겨우 말을 배우던 우리 짱아가 문화센터 다니며 덩실덩실 춤을 추며 나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던 그 시절. 어느 엄마가 만들었는지 참 짧고 단순해도 위로가 되던 그 노래를 정확치도 않은 발음으로 안아주며 불러주던 우리 짱아.

< 그땐 그랬었지 >
그때는 그랬지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힘들었지 그랬었지
세시간마다 울어댔지
그때는 그랬지
엄마 엄마 엄마 엄마 힘들었지 그랬었지
잠들 때까지 안아줬지
고마워요 사랑해요 우리 엄마 안아줄게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우리 엄마 안아주세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우리 엄마 안아줄게요
엄마엄마엄마엄마 힘들었지 그랬었지
이제는 내가 지켜줄게
[출처]트니트니 엄마 노래'그땐 그랬었지’

오늘 열 살 먹은 그 딸이 내 아픈 손을 사알짝 잡아주며 나에게 속삭여준다.
“엄마, 하느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주는 거야. 엄마 곧 괜찮아 질 거야”
“누가 그래?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어?” “엄마가 그랬잖아. 내 엄마가 그랬어. 알겠지? 우리엄마 파이팅이다!” 그래, 내가 그랬구나. 그래 엄마 꼭 힘낼게. 이겨낼게.

짱아야... 기억하니? 네가 처음 세상에 온 순간. 뱃속에 품고 있던 너를 드디어 내 품에 안았을 때. 그냥 내 품에 있기만 해도 웃어주기만 해도 넘치게 행복해 하던 엄마를.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감동인 네가 이렇게 자라주었구나.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참 고마워.
어느 동화책에 적혀있던 말처럼 
“너와 함께한 하루하루, 너와 함께한 한 달 한 달,너와 함께한 한 해 한 해가 내겐 모두 기적이었어. 네가 내 아이라는 것, 그게 바로 기적이야.” [출처] 너는 기적이야 최숙희 글.그림(책읽는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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