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을 마시면서 한재 이목(寒齋 李穆, 1471∼1498)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차의 효능과 공덕(功德)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한재 이목선생은 연산군 때 우리나라 최초의 사화인 무오사화로 인해 돌아가신 조선시대 초기의 참 선비이자, 茶人이다. 이목선생은 우리나라 차 역사에서 중요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차 노래인 ‘다부(茶賦)’를 지으신 분이다. 이목선생에게 차는 정신을 녹여낸 마음의 차이다. 타인과의 대화에서는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차. 차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목 선생이 말한 차의 7가지 효능

표주박 하나를 손에 들고 두 다리를 편히 하고 신선이 되고자 했던 옛사람들과 같이 차를 달여 마시어 보네.
첫째 잔의 차(茶)를 마시니, 마른 창자가 깨끗이 씻겨지고(腸雪),
둘째 잔의 차를 마시니, 상쾌한 정신이 신선(神仙)이 되는 듯하고(爽仙),
셋째 잔의 차를 마시니, 오랜 피곤에서 벗어나고, 두통이 말끔히 사라져서 이 내 마음은 부귀를 뜬 구름처럼 보고, 지극히 크고 굳센 마음을 기르셨던 공자와 맹자와 같아지고(醒頭),
넷째 잔의 차를 마시니, 웅혼한 기운이 생기고 근심과 울분이 없어짐에, 그 기운은 일찍이 공자께서 태산에 올라 천하를 작다고 하심과 같나니, 이와 같은 마음은 능히 하늘과 땅으로도 형용할 수 없고(雄發),
다섯 째 잔의 차를 마시니, 어지러운 생각들이 놀라서 달아나고, 탐(貪)내는 마음이 눈멀고 귀 먹은 듯 사라지나니, 이 내 몸이 마치 구름을 치마 삼고 깃을 저고리삼아 흰 난새를 타고 달나라에 가는 듯하고(色遁),
여섯 째 잔의 차를 마시니, 해와 달이 이 마음속으로 들어오고, 만물들이 대자리만하게 보이나니, 그 신기함이 옛 현인들과 함께 하늘에 올라가 하느님을 뵙는 듯하고(方寸日月),
일곱 째 잔의 차를 마시니, 차를 아직 채 반도 안 마셨는데 마음속에 맑은 바람이 울울히 일어나며 어느덧 바라보니 신선이 사는 울창한 숲을 지나 하늘문 앞에 다가선 듯하구나(?闔孔邇).

 

차의 약리적 효능

차에는 많은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폴리페놀에 있는 수많은 페놀성 수산기는 매우 강한 환원작용을 하기 때문에 인체에 흡수된 후 세포 내 활성산소와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며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항산화 효과를 발휘한다.?
차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 차다당, 차단백, 비타민 등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세포 손상을 완화시키며 백혈구 회복을 촉진시킨다. 또한 골수세포가?방사능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한다.
차의 항암 효능은 크게 네 가지인데, 첫째 폴리페놀과 다당류 등의 물질이 세포의 방사성 손상을 줄여주고, 둘째 다당류, 폴리페놀 및 식이섬유가 식도에 있는 중금속과 결합하며 인체에 흡수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며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여 준다. 셋째 차는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막아주며, 넷째 차에 포함되어 있는 다량의 항산화물질이 세포의 산화로 인한 손상을 막으며 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차에 들어 잇는 아미노산은 심신을 편안하게 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데아닌은 불안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며 우울증을 방지해준다.
항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는데 폴리페놀 성분의 향균효과는 위장염, A형간염,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한재 이목선생의 말씀처럼 차를 마시고 즐기며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기를 희망해 본다. “차를 즐기면 세상살며 부딪치게 되는 다섯 가지 해로움에서 벗어나, 자연의 변화와 순리대로 살다가게 되나니, 이것이야말로 하늘의 은총으로 내가 옛 사람과 더불어 즐기게 되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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