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나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당연히 역으로 가야겠지요. 비슷하면서도 역할도 각기 다른 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역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봅시다. 철도차량운전규칙 제 2조 제 1호에 정거장이라는 용어의 정의가 존재합니다. 여기에서 정거장이란 “여객의 승강(여객 이용시설 및 편의시설을 포함), 화물의 적하, 열차의 조성(철도차량을 연결하거나 분리하는 작업), 열차의 교행 또는 대피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장소를 말한다.” 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정거장이라고 할때는 이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 승강장이나 선로,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를 바꿔주는 선로전환기, 신호기같은 아주 기본적인 요소들만을 의미합니다. 이 부분에 이용객 또는 화물의 편의를 위해 추가되는 대합실, 광장, 각종 통로 등의 시설을 더하면 비로소 사람들이 생각하는 역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교행과 대피가 언급되었는데, 이 둘은 무슨 의미일까요?

교행이란 단선구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인데요, 마주오는 열차가 정거장에서 서로 비켜가는것을 말합니다. “단선”이란 선로가 1개로써 상행, 하행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공유하는 선로를 의미하지요. 그래서 열차가 서로 마주보고 달리는 상황이라 언젠가는 만나게 되고, 안전을 위해 서로 비켜가야 합니다. 이때 교행을 하는 것입니다. 동해남부선이나 장항선, 태백선 등 단선구간에서 열차를 타면 가끔씩 “우리열차는 마주오는 열차와 서로 비켜가기 위해 잠시 xx역에 정차하겠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죠. 상행선과 하행선이 나뉜 복선구간에서 열차가 서로 지나쳐 가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교행이 아닙니다.

대피는 무엇일까요? 속도도 느리고 등급도 낮은 무궁화호 뒤에 속도도 빠르고 등급도 높은 새마을호가 따라온다고 가정합시다. 앞서가는 무궁화호가 늦게 가다보니 뒤따라오는 새마을호도 늦게 갈것 같네요. 새마을호가 언젠가는 무궁화호를 따라잡겠죠? 그 지점을 미리 계산한 뒤 적절한 정거장에서 서로 만나도록 지시합니다. 여기서 무궁화호는 대피선으로, 새마을호는 본선으로 통과시킵니다. 이것을 대피라고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갑시다. 위의 정의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분류를 하면, 보통역이 있습니다. 이 보통역은 여객, 화물, 운전 3대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역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인 철도역을 말한다면 보통역을 떠올려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보통역이 있는 반면, 업무를 모두 갖추지 않은 역들, 즉 여객만 취급하거나 화물만 취급하거나 운전만 하는 역도 존재할 것입니다. 이런 역이 여러분들이 흔히 아시는 “간이역”입니다. 간이역도 세부적으로는 다양하게 분류가 이루어지는데요, 우선 역무원의 배치 여부를 기준으로 배치간이역과 무배치간이역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이중 무배치간이역의 경우는 또 엄청나게 다양하게 분화되어서, 아예 역에 시설도 건물도 또 업무를 하는 사람도 없어서 열차의 승무원이 여객업무를 대행하는 차내취급역, 그리고 각 철도회사가 직접 업무를 하지 않고 다른 회사가 대신 운영하는 업무위탁역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신호장과 신호소, 차량기지가 존재합니다. 신호장은 단선구간에서 종종 마주치는 시설로서, 위의 언급된 교행이나 대피를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을 말합니다. 반면 신호소는 노선의 분기, 합류를 수행하는 시설을 의미합니다.

신호장과 신호소는 사실 구분이 어렵습니다. 신호장은 대피, 교행을 하지만 종종 노선의 분기, 합류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호소는 오로지 분기, 합류만 하는 시설로, 대피와 교행은 전혀 불가합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구분조차 없이 분기점으로만 구분하기도 하는 등, 이쯤 되면 역인지 아닌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경우는 운전목적의 시설을 모두 신호장으로 묶어서 취급하고 있습니다.

역의 구분은 보통역, 간이역, 신호장, 신호소 이 네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더 많은 구분방법이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열차를 타고 가다보면 가장 자주 마주치는 역의 네 종류만 다뤄봤습니다. 더 많은 구분기준은 다음 기회를 빌어 설명하겠습니다. 다음달에는 두 개 이상의 노선이 만나 하나가 되는 “직결운행”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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