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시험 끝났는데 오늘 수업해요? 진도 나가요?” 기말고사를 마친 후 첫 수업 시간. 질문인지 애원인지 아이들은 간절한 눈망울로 입을 모은다.

기말고사 후 여름 방학 전까지의 시기를 취약시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는 정상적으로 학사운영이 이루어지기가 어려워 진로 탐색이나 체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운영한다. 원래는 고3 수능 이후 시기와 학년말

2월에 수업 진행이 이루어지기 어 려운 실정을 반영한 제도였는데 지금은 초, 중, 고 구분 없이 학기말 취약시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런데 가만히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에게 ‘시험 끝’이 곧 ‘공부 끝’인 현실에 입맛이 쓰다. 시험이 아이들에게 배움의 종착역쯤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쉽고 안타깝지 그지없다. 이런 씁쓸한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활동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학기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할 활동으로 독도 홍보물 제작을 준비했다. 독도에 대한 영상을 함께 보고 독도의 역사, 가치를 널리 알리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평소 수업에서는 하고 싶어도 시간에 쫓겨 못하던 것이다.

아이들은 독도에 관해 알아보고 지식 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독도를 알릴 수 있는 홍보물을 제작한다. 자료를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삼삼오오 홍보물 제작에 열심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경쟁적인 줄세우기에서 함께 즐거운 배움으로의 전환이 조금은 가까워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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