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과속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탈선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하겠죠? 이번에는 열차의 과속을 막아주는 안전장치인 ATS와 ATC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저 ATS를 살펴봅시다. ATS란 “Automatic Train Stop”의 약자이며, “열차자동정지장치”를 말합니다. 철도신호의 5현시(정지, 경계, 주의, 감속, 진행)를 기억하시나요? 이 다섯 종류의 신호에는 제한속도가 있습니다(정지 0km/h, 경계 25km/h, 주의 65km/h, 감속 105km/h, 진행 선로가 버틸 수 있는 최고속도). ATS를 안전장치로 사용하는 노선에는 “지상자”라는 장치가 있습니다. 이 지상자라는 친구는 지상의 신호기와 연결되어 신호기가 보여주는 신호별로 각각 다른 주파수를 쏴줍니다. 그냥 주파수를 쏘는 친구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이 지상자 위로 열차가 지나갈 때 열차에 장착된 “차상자”라는 친구가 주파수를 받습니다. 차상자는 그냥 주파수를 받는 장치라고만 알고 계셔도 무방합니다. 이렇게 열차가 수신한 주파수를 열차 내의 ATS 시스템이 읽고 현재 운행중인 열차의 운행속도와 비교합니다. 예를 들어 70km/h의 속도로 운행하는 열차의 차상자가 지상자로부터 주의신호의 주파수인 106KHz를 수신하였다고 합시다. 주의신호의 제한속도는 65km/h입니다. 열차가 과속했네요? 이때 ATS 시스템이 운전실에 경고음을 울려줍니다. 그리고 기관사는 3초 이내에 제동을 체결해야(브레이크를 걸어야) 합니다. 기관사가 열차에게 “알았다, 속도를 줄이겠다”라고 말하는 셈이지요. 제동으로 속도가 65km/h 이하로 떨어지면 경고음은 끊기고, 다시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인해 기관사가 3초 이내에 제동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ATS가 자동으로 비상제동을 체결하여 열차를 정지시킵니다.

번에는 정지신호인데 열차가 진입한 경우를 볼까요? 위와 마찬가지로 지상자는 정지신호의 주파수인 130KHz를 쏘고 차상자는 이를 받습니다. ATS시스템이 비교해 보니 열차 속도가 정지신호의 제한속도인 0km/h보다 큽니다. 이때도 3초의 시간을 줄까요? 이때는 3초의 시간을 주지 않고 즉시 정지시킵니다. 정지신호 구간에 진입한다는 것은 곧 열차가 있는 구간에 진입한다는 뜻입니다. 충돌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즉시 정지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운행 중 제한속도를 초과하는 것은 가끔씩 발생할 수 있어서 그때마다 열차를 멈추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3초의 시간을 주지만, 정지신호를 위반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ATS 시스템은 지상신호기가 있는 노선에 알맞는 시스템으로,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번에는 ATC를 살펴봅시다. ATS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 ATC입니다. ATC란 “Automatic Train Control”의 약자이며, “열차자동제어장치”를 말합니다. ATC도 ATS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속도초과나 정지신호 구간에 진입했을 때 열차를 정지시키는 것은 같으니까요. 그러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ATC 시스템에는 지상신호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5현시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럼 신호를 어떻게 볼까요? 신호기는 열차 내 운전실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를 차내신호기(Aspect Display Unit, ADU)라고 합니다. 신호기가 운전실에 있으니 악천후로 신호를 보기 힘든 상황도 없어졌죠? 특히 지하구간에서 신호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터널의 단면을 축소할 수 있게 되고, 이로 인해 비용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시스템이죠.

▲ ATS지상자
▲ 디젤기관차의 ATS 차상자

 

 

 

 

 

 

 

 

에서 살펴본 ATS는 속도 초과시 3초의 시간을 주고 그 시간 내에 제동을 체결해야 하는 반면 ATC는 속도초과 하는 그 즉시 자동으로 제동을 체결해야 하며, 이때 기관사는 “알았다, 속도를 줄이겠다”라는 의미로 곧바로 직접 제동을 체결해서 속도를 줄여주어야 합니다. ATS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작동원리는 동일합니다. ATC시스템도 역시 주파수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열차의 속도를 제어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파수를 지상자가 아닌 레일에서 쏜다는 점입니다. 레일에서 송신하는 주파수를 열차에 장착된 ATC픽업코일(주파수 수신 장치, ATS의 지상자와 같은 역할)이 받아 지시속도를 차내 신호기에 현시해 주고,  현재 열차의 속도와 비교하여 과속인지, 정지신호에 진입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합니다. ATS는 지상신호기를 직접 봐야 신호를 알 수 있고 그 신호기를 봤을 때만 신호를 알 수 있지만 ATC는 연속으로 차내 신호를 수신하므로 언제 어디서든 신호에 맞춰 운행할 수 있는 것이죠. ATS보다 더 정밀합니다. ATC는 열차 운행 횟수가 많고 정차역이 많은 도시철도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차의 안전운행을 공통적인 목적으로 한 ATS와 ATC는 더욱 발전하여 지금은 ATO(Automatic Train Operation, 열차자동운행장치)와 ATP(Automatic Train Protect, 열차자동보호장치)라는 체계로 발전하였습니다. ATO는 자동운전에 사용되며, ATP는 신호체계에 사용됩니다. 신호체계가 정밀하고 잘 짜일수록 열차는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속철도의 신호체계는 고도의 기술이 적용된 분야이기도 합니다.

금까지 철도신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궤도회로, 폐색 시스템, 5현시 신호시스템, ATS와 ATC가 공존하기에 오늘도 열차는 안전하게 달립니다. 또, 안전운행을 위해 힘써주시는 기관사님들과 여객전무님들, 그 밖에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철도인들의 헌신이 있기에 우리는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다음에 열차를 타실 때는 수많은 철도인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에는 안전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철도사고의 종류와 원인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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