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흥 자사호 & 운남성 차 산지 답사기

떠남이란 늘 약간의 설렘과 기대를 느끼게 한다. 일상에서 잠시 이탈하여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새로운 충전의 기회가 된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와 목표는 자사의 고향 강소성 의흥에서 자사1창과 자사공방 방문, 자사 원석산지를 둘러본 후 다시 차산지를 탐방하는 것이다. 이번 답사가 기대되는 이유는 첫째 8박9일이라는 장시간의
탐방 일정이 이어진다는 것. 둘째 차 마을의 풍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 셋째 다양한 보이차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남성을 향해 우리 일행은 새벽길을 나섰다. 원광 디지털대학교 차문화 경영학과 학과장님이신 송해경 교수님을 필두로 29명이 중국 차산지 탐방이라는 목표 아래 한마음으로 떠난 뜻 깊고 재미난 답사여행이었다.                                                    
3시간을 지나 드디어 남경공항에 도착했다. 우선 의흥 자사1창을 방문하고 자사원석 산지를 둘러보았다. 최고 작품들을 감상하며 아름답게 성형된 자사호에 감탄했고 자사원석들도 마냥 신기했다. 저녁식사 후 홍군이 운영하는 자사공방과 장안명과 공예미술사인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자사공방에서 아름다운 자사호를 구경하고 후한 인심덕에 싼 값에 자사호를 사시는 분들도 많았다.                        
둘째 날에는 의흥 여기저기 자사공방을 견학하고 우리는 남경공항에서 곤명을 경유해서 시상반나에 도착했다. 시상반나에서 경홍으로 1시간 달려 경홍호텔에 짐을 풀었다. 생각보다 화려한 관광지 면모를 갖춘 경홍 시가지 모습에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꼈고 호텔도 너무 고급스럽고 멋졌다.
셋째 날에는 고육대차산지인 이무산에 도착했다. 이무산에 도착해 차산지의 정기를 느끼는 순간 4시간 버스운행의 피로는 뒤로하고 모두 눈을 반짝였다. 우리는 마흑채를 시작으로 진미호차창 제1초제소인 이무 낙수동에서 차 한잔에 목을 축이고 1900년대 초반의 옛 차거리를 돌아보며 1900년대로 가 있었다.
복원창에서 사진을 찍고 청대 공차로 바쳤던 차순호(茶順號)차창에 가서 차 한 잔 마시며 서공천조(瑞貢天朝)의 호를 하사받은 이야기를 차순호의 6대손인 차지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전통을 지키며 또한 이어간다는 것. 마음 한구석에 와 닿았다.
넷째 날 우리는 맹송 고차다원에서 찻잎을 채엽한 후 위조하고 살청하고 유념 후 쇄청건조 작업까지 직접 참여해 제다실습도 할 수 있었다.
다섯째 날에는 대익전시관을 둘러보며 맹해차창의 역사와 현재 대익차 위치와 역할을 알 수 있었다. 또 차창 안에 들어가서 대익 병배 긴압차의 제다과정을 지켜보았다. 거의 모든 시설이 깨끗하고 엄격하며 자동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진미호차창처럼 정성어린 손길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후에는 해발 1700m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대익 파달 차산지에 가 보았다. 대지차(재배다원)밭으로 품종은 맹고 대엽종을 종자 파종하여 차나무 수령은 악 30년 정도 된다고 하며 1년에 3번 채다와 유기질 비료를 1년에 1번 주어 토양이 비옥함을 자랑한다.
여섯째 날 들른 경매산은 맹해에서 3시간 30분의 먼 거리로 중·소엽종 차나무가 주류를 이루며 대지차와 고수차가 공존하므로 차 맛이 비교적 좋았다. 남방불교사원과 전통가옥 보존지역이 특이했고 경매산 고차림, 고차수 아름들이 차나무가 대단위 밀집지역을 형성하고 있었다. 스치는 차나무 향으로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일곱째 날 드디어 포랑산 오프로드가 시작되었다. 1~2년 사이 길의 포장상태가 좋아져서 생각만큼 힘든 여정은 아닌 듯. 하늘이 도왔는지 날씨도 좋아서 가뿐히 오를 수 있었다.
여덟째 날 다닌 차산지는 맹해지역에서 가까운 남라산이었다. 800년 고차수가 있는 곳까지 30분 정도 땀나는 등산을 했다. 고차수 쉼터에서 중국 차산지 마지막 날을 아쉬워하며 노래도 부르고 화합의 시간을 잠시나마 가졌다.
8박 9일간의 긴 여정을 마치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답사였다. 앞으로 마주할 한 잔의 차에 나의 정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리라 다짐해 보며 한재 이목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오심지차(吾心之茶)를 추구하며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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