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비헌이 전하는 차(茶)이야기 보이차, 이것이 궁금하다

 필자가 일하는 백비헌에 차를 마시러 오신 손님 중 반 이상은 이런 질문을 한다. “차에도 카페인이 들어있나요?”,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시면 잠을 잘 못자는 편이에요”, “혹시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지 않나요?”

‘차에도…’라는 문구에서 이분들이 평소에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혹은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때문에 음용을 다소 꺼린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질문에 필자는 “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커피 카페인과는 약간 다릅니다. 몸에 해롭지 않아요. 왜냐하면 차의 카페인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라 체내에 오래 남아있지 않고 몸 밖으로 빨리 배출되거든요. 또한 차에는 커피에 없는 카테킨, 데아닌, 데오피린 등의 성분이 카페인과 결합하여 불용성 성분으로 만들어 활성을 억제시키면서 몸 밖으로 빨리 배출

▲ 카페인의 화학구조
시킵니다. 그래서 커피에 비하여 부작용이 적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생산된 지 몇 년 안 된 보이차 생차를 저녁에 마시고 나면 예민한 사람은 생차에 포함된 2.5~5% 정도의 티카페인 영향으로 1시간 30분에서 길게는 5~6시간 잠을 못 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노차(자연 산화 및 발효를 10년~20년 이상 거친 보이차)나 숙차(미생물을 넣어 인공적으로 발효를 시킨 보이차)를 마시게 되면 수면에 영향을 덜 받는다. 왜냐하면 보이차가 산화·발효되면서 티 카페인 성분이 일정량 감소되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더 중요한 이유는 산화·발효되면서 생성되는 가바(GABA: y-aminobutric, acid 감마 아미노뷰티르산)의 작용 때문이다.

가바는 인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의 생리활성 작용과 신경안정작용을 하며, 무엇보다 보이차 가바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상쇄시키는 작용을 한다. 차에 포함되어 있는 가바는 찻잎을 가공하기 전의 생옆에 함유되어 있으나, 몇 년 안 된 보이차 생차를 마셔서 섭취할 수 있는 가바의 양은 의학적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보이차가 발효를 통한 진화를 하면서 가바의 양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되며, 특히 20년 이상 된 노차나 3년 이상 숙성된 숙차의 경우 가바 함량이 갓 만들어진 차에 비해 많게는 5배 가량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노차를 마셨을 때 비교적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것은 가바 덕분이다.

 갈변이 시작되지 않은 보이차 생차를 마실 때에는 세차과정을 짧게 2번 정도 해서 수용성인 티카페인이 세차 과정을 통해 많이 씻겨 나가게 한 뒤 마시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보이차가 커피에 비해 카페인작용이 약한 이유는 보이차의 경우 수용성카페인이고 커피의 경우 지용성이라 체내에 머무는 기간과 씻겨나가는 시간차이 때문이다.

차의 카페인은 중추신경에 대한 흥분작용, 강심작용, 기관지 및 혈관 확대작용, 호흡작용 등이 따르므로 적당한 양만 복용하면 정신이 맑아져 각성 상태가 되어 졸음이 없어지며 사고력도 향상되고 피로도 없어진다. 또한 사물에 대한 인내력이 커지고 지각과 감각이 예민해서 전체적인 판단력이 상승한다.

 적당한 카페인의 섭취로 맑고 향기로운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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