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며칠 있으면 짱구가 중학생이 됩니다. 정말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후다닥 초등 6년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동안 6년 전 똑같은 장소에 긴장하면서도 씩씩하고 개구지게 서 있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제법 아니 훌쩍 커버려 같은 아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자라있는 짱구. 이제는 엄마보다 쑤욱 올라가고 더 넓어진 어깨가 낯설면서도 든든해 보입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 우리들은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예전처럼 눈물바다 졸업식은 아니지만 송사, 답사 축사 등 졸업식 내내 엄숙하고 진지한 졸업생과 재학생들 모습.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들과 함께 인근의 중학교를 가게 되어 이별이 크게 실감나지 않은 모양인지 마냥 즐거운 모습입니다. 다른 지역의 중학교에 가게 된 짱구는 “엄마 마음이 이상해요” 말하면서도 아직은 실감이 나질 않는지 선생님, 친구들과 눈물 쬐끔 웃음 가득으로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짱구는 기숙사생활을 하며 일요일에 학교로 갔다가 금요일에 집으로 돌아오기를 3년 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믿어야지 하면서도 몸만 자랐지 아직도 애기 같은 녀석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 “오빠~ 밥 금방 먹고 뛰면 안 돼~~~~” 밥 먹고 친구들이랑 바로 뛰어나가는 네 살이나 많은 짱구오빠가 짱아도 걱정되나 봅니다. “엄마, 오빠 밥 먹고 바로 뛰면 배 아플 텐데... 신주머니 잃어버리는 거 아니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엄마사랑을 독차지하고픈 막내딸이 주중엔 무남독녀가 되겠지만 문득문득 3월이 되면 오빠가 밤에도 안 오는 거냐고 물어보는 짱아. 어느 집엔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툰다는데 우리 짱구는 짱아가 너무 너무 귀엽다 하고 우리 짱아는 오빠가 캠프만 가도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잘 걸어가다가도 오빠 업어줘~ 하면 늘, 언제나 잘 업어주는 오빠. 주말에 온다지만 온전히 생활용품들이 다 필요한 기숙사 생활. 포근한 이불에 갖가지 세면도구, 소지품 바구니 등등 한 살림이 필요합니다. 벌써 시집이나 장가 보내는 것처럼 마음이 서운한데... 짱아 마음도 그런가 봅니다. 직접 오빠 샤프도 볼펜도 노트도 골라줍니다. 엄마가 된 것처럼 실내화도 골라주고 운동화도 신겨봐 주고 이불 색깔도 고민합니다. 오늘은 상으로 받은 귀한 문화상품권으로 오빠 입학선물로 “어린왕자” 책도 준비했습니다. ‘우리 오빠 중학교에서도 씩씩하게 잘해~ 오빠가 최고 멋져!!!’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형제자매라는 너무 흔한 말이 우리 짱구짱아에게 꼭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엄마는 바래봅니다.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른 개성을 가진 형제, 자매, 남매들. 서로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늘 응원해 주며 함께하기를~ 그리고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는 짱구의 여행가방 속에서 짱아가 넣어둔 마음이 그 어떤 선물보다 최고의 선물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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