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짱구짱아

월요일 아침마다 나는 도서관으로 간다.
선생님께서 그림책을 읽어주시고 그림책 속에 나타난 사람과 사회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 
오늘만은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아닌 읽어주시는 그림책을 보고 들으며 느끼는 아이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이야기도 풀어놓고 내 생각도 내 마음도 펼쳐내는 시간.
12주 동안 열두번을 만나고 "담쟁이"라는 함께할 동아리도 만들었다. 참, 좋다.

지금처럼 책이 흔하지도 않았던 내 어린시절.
세계명작동화. 한국전래동화, 과학전집 정도가 전부였지만 마르고 닳도록 책이 좋았던 어린이.
자칭 타칭 문학소녀가 되어 밤새워 열심히 소설책, 시집도 읽어대고 한권, 한권이 소중해서 싸들고 시집온 책욕심쟁이 어른이 되었다.

그래서 짱구짱아에게도 읽어주고 또 읽어주었다.
자다 일어나서도 놀다 들어와서도 밥을 먹다가도 "엄마, 책~" 말 떨어지기 무섭게 꼭 끌어안고 읽어주었던 그림책.
글자는 다 읽었는데 그림 보느라 겨우겨우 넘어가던 한 장, 한 장.
참 소중해서 누굴 주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여전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짱구짱아 애기책들.

그림책을 읽어 주며 “울지말고 말하렴” 달래도 보고
그림책을 읽어 주며 "이렇게 멋진 사람이 되어볼까?" 함께 꿈도 꾸고
그림책을 읽어 주며 "와~ 들판엔 이렇게 많은 꽃들이...우주엔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네" 세상을 보여주며 행복했다.

그런데 오늘 나도 그림책을 읽으며 즐겁다. 행복한 꿈도 꾼다.
그림책은 어른도 꿈꾸게 한다.

짱구 짱아야.
엄마도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그림책을 12번이나 가서 들었단다. 보았단다.
엄마는 멋지게 일어서서 자기소개도 하고 그림책 속 재미난 친구들을 보며 깔깔깔 웃기도 하고 멋진 할머니가 된 주인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이쁜 할머니가 될 거라고도 생각했어.
자꾸자꾸 보고싶은 그림책을 읽으며 엄마에게 작은 꿈이 생겼어.
우리 짱구, 짱아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친구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볼까? 되고싶다! 라고...
그림책 보는 엄마들이랑 함께 나누고 봉사할 꿈을 가지고“담쟁이”라는 동아리도 만들었단다.
함께 읽고 함께 느끼며 가슴 속에 잘 품었다가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나눠줄게.
그래서 짱구의 아들에게 짱아의 딸에게도 사랑스런 동화할머니가 되어볼게.

짱구짱아야.
말해줄래?
“엄마는 꼭 잘 할 수 있어요! 파이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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