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 견학 ‘충북 보은 선애빌 마을체험 후기’

▲ 마을전경

7월 14일 아침 9:00시,
두꺼비생태안내자모임(이하 ‘두모’)선생님들과, 생태교육연구소 ‘터’의 자연안내자모임인 ‘자모’선생님들과 함께 편안한 복장으로 문화관에 모여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 ‘선애빌마을’로 출발했습니다.
첫 느낌은 시골마을 이름이라기 보다는 도심의 빌라 이름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속리산 자락의 산길을 돌래돌래 돌아 도착한 마을은 산속에 폭 안겨있었습니다. 자연이 좋은 저는 무조건 ‘좋다’가 되었습니다.
도착 후, 마을회관 같은 곳에 모여 1시간가량 마을의 설립 취지와 서로 부대끼며 살아 온 이야기를 마을 대표의 PPT 발표로 들었습니다. 선애빌 마을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예쁘게 꾸며진 화장실 전경
제가 매력을 느낀 요소는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거, 동물에게 한 죄를 씻기 위해 닭들을 풀어서 키우고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뜻을 맞추기까지의 과정(여러가지 규칙을 정하는데, 그 규칙들은 마을총회를 통해 결정되며 찬반의견을 모아 토론한 후, 서로 긍정할 수 있을 때까지 회의가 진행되다보면 힘들기도 하지만 모두의 합의점을 찾아 지켜나간다는 점)은 제가 많이 배워야겠다 싶었습니다.

마을 안에서는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삶을 지켜나가고 있는데,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생태화장실이었습니다. 사람의 똥을 왕겨, EM과 섞어 발효 시킨 후 비료로 사용하고, 빗물을 모아 사용하기도 하고, 전기 없이 하루를 보내는 ‘전기없는 날’에는 마을사람이 모두 모여 장작불로 밥을 해 먹고, 밤의 어둠을 즐기다 보니 오히려 사람간 소통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듣다보니 어느새 출출한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을에서 직접 기른 채소들로 만든 감자빈대떡과 잡채, 된장국, 아삭이 고추를 맛있게 먹고서 선애학교의 학생들이 운영하는 “미루”카페 앞 파라솔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 야기 나누며 뼈속까지 시원해지는 컵빙수를 흡입해 버렸습 니다.

▲ 깨끗하고 위생적인 화장실 내부
“선애학교”는 중등과정의 대안학교로 마을의 어른과 아이들이 서로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라고 하는데요. 선애학교에서는 집중수업시간을 가지는데 이때에는 중등과정 친구들이 필요한 수업 도구들(농구대, 축구골대)을 학생들 손으로 직접 만들고, 졸업여행은 계획단계부터 경비준비까지 모두 중등과정 친구들 스스로 해결한다고 하니 카페 ‘미루’에서 먹었던 시원한 컵빙수 수익금으로 친구들이 세계자연경관을 보고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며 훌쩍 커있을 모습이 상상되어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오후 1시가 되자 식곤증이 찾아왔지만, 명상요가로 잠을 떨쳐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살아온 날들 만큼 뼈가, 자세가 바로가 아니라고 하네요. 몸을 바로 잡아 줄 요가자세를 흰머리를 가지런히 묶은 도사님께 배우는 시간을 끝으로 오늘의 마을체험이 모두 끝이 났습니다.
처음에는‘보통의 삶을 접고 산골로 들어와 왜 불편한 삶을 선택했을까?’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불편하나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택했고 1년이 지나니 몸도 익숙해졌다고 말합니다.
자연과 어울려 사랑하며 살아가는 “선애빌”식구들. 참 편안해 보였어요. 행복해 보였구요. 나에게 ‘휴식을 주고플 땐 또 훌쩍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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