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자귀나무

 
두꺼비 생태공원입구에서 원흥이 방죽 쪽으로 걸어가다 중간 쯤 사람들 발걸음이 많은 곳에 적당히 자라 보기 좋은 자귀나무가 심어져 있다.

일 년 내 그 자리에 서있건만 6월이 되면 유난히 지나가다 그 나무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이유는 꽃이 귀한 여름철에 화려한 꽃 색과 향기가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보이는 꽃은 꽃잎이 아니고 수술이란다. 해가 질 무렵에 잎들이 합환(合歡)을 준비하는 동안 꽃은 화려한 밤을 예고하듯 더욱 눈부시고 마치 공작 새의 날개 같기도 한 꽃이 멀리서 보면 작고 예쁜 부채를 나무에 촘촘히 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다. 더운 날 살포시 바람이라도 불면 나무전체가 움직이며 관객들을 향하여 군무라도 추는 듯한 매력적인 이 나무의 원래 이름이 ‘페르시아 실크나무’라고 하는 것도 꽃의 이미지 때문이다. 또 ‘미모사나무’라는 어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콩과 식물인 자귀 잎은 사람이 만지지 않아도 미모사처럼 스스로 잎이 마주 접힌다. 그래서 ‘짝’나무에서 짜기나무로 다시 자기나무로 변했다는 설도 있고, 이 나무가 ‘자귀’라는 연장의 재료가 되어서 자귀나무, 귀신같은 현상을 자신이 스스로 한다고 하여 자귀나무라고 하는 이런 저런 이야기 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무이다.
 
자귀나무는 조금이라도 서늘한 느낌이 있는 숲속에서는 살지 않으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외딴 곳, 깊은 산속에서도 관찰되지 않는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숲 가장자리와 같이 아늑하면서도 따뜻한 양지바른 곳에 자생한다. 잘 보존된 원시 자연보다는 사람을 좋아하는 나무란 뜻이다. 그래서 ‘자기야’~~ 라는 다정스러운 이름과 나무의 성향이 꼭 맞아 떨어지는 나무이다.
마주보는 잎이 합해져서 ‘합환수’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자귀나무는 예로부터 부부의 금실을 좋아지게 한다고 하여 신혼부부방 앞에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이혼률이 많이 증가되는 현대사회에 밤이면 서로 잎을 마주보는 자귀나무를 통해 자연에서 한 수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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