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pot in Guam
 

아침부터 렌터카로 섬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 일정은 관광지를 둘러보고 밤바다를 보며 수영을 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아푸간 요새

 
괌은 2차 세계 대전의 접전지로 전쟁과 관련된 흔적이 많다. 스페인이 괌을 통치하던 시절, 차모르족의 반란에 대비하기 위해 1800년대에 지은 스페인군의 거점이라고 한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아가나 지역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다. 이곳엔 현지인이 코코넛 주스를 판매하는 트럭이 있다. 코코넛주스를 다 먹으면 코코넛을 반으로 잘라서 안에 있는 코코넛을 얇게 썰어서 간장과 겨자로 간을 해준다. 마치 회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주스를 다 마셨다고 코코넛을 버리면 큰 실수!

두 번째 목적지는 아델럽 곶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해외 CF 촬영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아가나 서쪽 끝에 볼록 튀어 나온 곳, 멋진 풍경을 품고 있는 이곳.. 역시나 전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코코넛 나무가 많다. 바닥엔 간간히 떨어져있는 코코넛. 자를 수는 없겠지만 몇 개 가져가 보기로 한다.

세 번째 장소는 스페인 광장
괌은 1565년부터 1898년까지 약 333년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던 곳이다. 광장 안에는 스페인 총독이 거주했던 관사가 있으며, 붉은 기와가 얹어진 초콜릿 하우스는 스페인 총독의 부인이 방문객에게 다과를 접대하는 사교장이었다고 한다. 이름은 스페인 광장이긴 하지만 방치되고 있는듯하다.

 
차가 있기는 하지만 더운 공기에 우린 바다로 가기로 결정했다. 다시 호텔로 들어가서 장비를 갖추고 첫째 날과는 달리, 물속으로 두려움 없이 들어간다. 구명조끼, 스노클링, 오리발이면 OK!! 3시간 정도.. 괌 에메랄드 빛의 망망대해에서 돌고래처럼 서로를 확인해가며 헤엄치고 다녔다. 어찌나 호텔에서 멀리 갔던지 돌아오는데도 한참 걸린듯하다. 저녁은 건 비치에 있는 ‘The Beach’라는 레스토랑이다.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시원한 바람과 저녁을 즐길 수 있고 바다를 좋아하는 아들에겐 놀이터가 될 수 있는 이곳이 우리 가족한테는 안성맞춤이다. 옆 테이블에서 만난 또래의 일본 아이와 어찌나 웃으며 서로의 언어를 써가며 잘 놀고 맞춰 가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대식구가 이동한 듯 한 그분들의 가족사진에 우리 아들
 
의 자리를 만들어 놓으셨다. 일본 사람들이 외친다. “Good bye, I love Korea” 뼈아픈 역사만 아니었다면 어쩌면 두 나라는 지금보다 더, 더 공생하며 살았겠지.. 그래도 훗날 우리 아이들 세대엔 잊지 말되, 조금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기를 기도해 본다.

들어가서 자고 싶었으나, 기억력 좋은 아들은 아침에 약속했던, 밤 수영을 꼭 기억 속에서 꺼내어 놓는다. 맙소사! 우린 자쿠지에 휴식을 하고, 아들은 또 수영장에 풍덩! 체력이 따라주질 않으니 같이 놀아줄 힘도 없다. 하지만 요 녀석! 혼자도 잘 논다! 수영장이 바다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인피니티 풀은 밤 수영하며 분위기 잡기엔 환상적인 곳이다. 시원한 바람, 호텔과 이어진 해변 산책로, 푸른 바다색의 인피니티 풀... 한적한 지금 이 시간이 좋다. 내 귓가에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푹신한 자쿠지에 몸을 눕히니 나른하다. 호텔방의 침대가 아닌 이곳에서 잠을 청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단 생각을 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사실.. 오빠가 아니었다면 정말 야외취침을 했을 듯.. 1박 2일도 아니고..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새벽 1시.. 해외전화 4통.. (오빠에게서...) 말하지 않아도 알듯하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헤어짐에 좀 더 욕심을 부려보는 여행의 마지막이다. 나도 연예인처럼, 아님 어느 갑부처럼, 눈부신 태양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한 결혼식, 채플 웨딩을 꿈꿔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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