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동에서의 축제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이미 지나갔지만, 많은 학교가 그랬듯 저희 산남고도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지난 5월 13일에 축제를 치렀어요. 학교 강당에서 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주중동이 그 장소가 되었습니다. 주중동이 뭔지 모르시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주중동은 청원구 주중동에 있는 주중동학생문화회관(충청북도학생교육문화원)을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단 한 번도 학교 강당이 아닌 곳에서 축제를 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독특한 경험이었는데요. 그래서 갔다 오고 난 후 제가 느낀 장단점을 제 나름대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좋았던 점부터 얘기해 보겠습니다. 주중동 공연장은 말 그대로 공연을 위해 마련된 장소였던 만큼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넓은 좌석과 편안함이었습니다. 강당에서 축제를 했을 땐 산남고 1,2학년 학생 약 750명과 선생님들, 조명장비들까지 그 좁은 곳 안에 다 들어가야 했으므로 옆 사람과의 간격이 거의 없다시피 다닥다닥 붙어 관람을 했었고 한 술 더 떠 화장실에라도 가고 싶어지면 상황이 정말 난처해졌었습니다. 하지만 주중동의 관람석은 한 사람에게 넉넉히 크고 푹신했으며 이동 통로도 양옆으로 나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자잘한 혼잡들을 비교적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 첫 번째 장점이 되겠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무대의 규모가 강당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무대 들어가기 전 대기하는 커튼 옆의 공간부터가 크기에서 학교와는 비교가 안됐습니다. 무대는 말할 것도 없었지요. 강당보다 관객이 퍼져있는 넓이 마저 훨씬 컸습니다. 그 무대에 올라가보니 작년에 제가 올라갔던 그 무대가 너무나도 작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그곳엔 우리 학교 방송반 학생들 말고도 저희의 공연을 도와주시는 스태프 분들도 여럿 계셨고, 방송장비들도 학교가 가지고 있는 것들보다 더 좋은 것들이었습니다. 무대란 건 학교 강당이 전부였던 저에겐 굉장히 신선하고 깨닫게 해 준 것도 많은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는데, 제가 생각한 가장 큰 단점은 교통입니다. 주중동은 저희 학교에서 택시로는 30분, 버스로는 1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주중동은 많은 학생들에게 생소한 무대이기 때문에 리허설을 해야만 했습니다. 저희는 공연장을 대관한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날엔 해볼 수도 없었고, 당일 날 오전에 한 번. 덕분에 무대를 올라가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각자의 방법으로 그곳까지 도착해 있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어찌됐든 많은 학생들이 이동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따랐습니다.

 
두 번째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시설은 저희 학교의 소유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중동에서 정해준 시간 동안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저희 반은 이미 짜놓은 무대의 일부분을 잘라내야 했고, 한 학년 전체 10반 중 4반은 처음부터 오디션으로 떨어뜨려야만 했습니다. 만약 내년에도 주중동에서 축제를 하게 된다면 분명 2년 내내 무대에 올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게 되겠죠. 축제는 모든 학생이 참여해야 하는 행사인 만큼, 이는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생각한 주중동에서의 축제의 장단점! 제 개인적인 의견이 어느 정도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주시고 축제를 꼭 학교에서만 하는 건 아니구나, 그리고 다른 곳에서 하면 이런 저런 장단점들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참고해주시는 정도면 됩니다! 과연 다음 해 여러분들의 학교는 어디에서 축제를 하게 될까요?
사진출처_산남고등학교 홈페이지

▲ 마서영(산남고2)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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