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간 구름 운 걸음 보 달 월

 
구름을 바라보거나 달빛 아래 거닌다는 뜻으로, 객지에서 집을 생각함을 이르는 말. 당나라 두보의 한별시(恨別詩)에서 유래가 된 고사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 진달래꽃 /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이 시는 거의 모든 독자들이 알고 있는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 꽃이다. 임이 떠나는데 진달래 꽃을 헌화한다고 하는 화자의 마음을 시적 화자의 분신으로 정성과 사랑의 표심이라고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배웠을 것이다. 그러면 왜 진달래꽃이었어야 하는가?

촉(蜀:지금의 사천성(四川省)) 나라에 이름이 두우(杜宇)요, 제호(帝號)를 망제(望帝)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어느 날 망제가 문산(汶山)이라는 산 밑을 흐르는 강가에 와 보니, 물에 빠져 죽은 시체 하나가 떠내려 오더니 망제 앞에서 눈을 뜨고 살아났다. 망제는 이상히 생각하고 그를 데리고 돌아와 물으니 "저는 형주(刑州) 땅에 사는 별령(鱉靈)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물에 빠져 죽었는데, 어떻게 해서 흐르는 물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것이다. 망제는 이는 하늘이 내린 사람이다. 하늘이 내게 어진 사람을 보내주신 것이라고 생각하여 별령에게 집을 주고 장가를 들게 하고, 그로 하여금 정승을 삼아 나랏일을 맡기었다. 망제는 나이도 어리고 마음도 약한 사람이었다. 이것을 본 별령은 은연중 불측한 마음을 품고 망제의 좌우에 있는 대신이며 하인까지 모두 매수하여 자기의 심복으로 만들고 정권을 휘둘렀다.

그때에 별령에게는 얼굴이 천하의 절색인 딸 하나가 있었는데, 별령은 이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망제는 크게 기뻐하여 나랏일을 모두 장인인 별령에게 맡겨 버리고 밤낮 미인을 끼고 앉아 바깥일은 전연 모르고 있었다. 이러는 중에 별령은 모든 공작을 다하여 여러 대신과 협력하여 망제를 국외로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었다. 망제는 하루 아침에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나와 그 원통함을 참을 수 없어 매일 귀촉(歸蜀), 불여귀(不如歸)를 외치다 죽었는데 죽어서 두견이라는 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를 부르짖어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 두견새가 흘린 한 맺힌 피는 땅에 떨어져 진달래꽃이 되었다고 한다.

즉, 진달래꽃은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진달래꽃의 헌화는 떠나는 임에게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떠나지 말라고 말을 하면 자신을 더욱 싫어할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진달래꽃으로 말을 대신하며, 떠나더라도 고향, 즉 자신이 있는 이곳이 그리워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헌화하는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이 봄의 따사로운 햇살과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한다.

김선욱(버블트리 산남점 대표)

고사성어 그림을 그려 주시는 분은 예손공방 서현정 대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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