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위험사회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사는데 위협이 되는 각종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각종 사고가 빈발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적 안전망이 빈약한 가운데 각종 위험에 직면해 있고,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위험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위험을 알고,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대상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면, 문제가 보이고, 그것에 대해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험에 직면케 하는 문제의 대상에 음식도 포함됩니다. 오늘날 정체불명의 음식, 심지어 유전자 조작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 우리의 밥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온전한 음식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요즈음, 음식을 알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음식을 알 수 있도록, 음식에 대해 성찰하고, 음식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음식은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3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농업, 환경, 종자, 문화, 땅과 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알면, 문제의 음식이 보이고, 문제의 음식을 피할 수 있습니다. 먹는 사람들이 이러한 대비를 하면 할수록, 그것이 투표행위가 되어 온전한 음식, 온전한 농업이 자리하는데 기여하게 됩니다.

김종덕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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