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아파트 후문 앞에 있던 마트가 이름을 'OO마트'로 바꾸고 새 단장을 하면서 대대적인 홍보행사에 들어갔다. 24시간 영업을 내걸고 가격할인에 선물공세까지, 나아가 천만원이라는 경품행사까지 이어지니 주부 손님들의 발길이 잇달았다. 나 또한 저렴한 행사상품에 이끌려 지금 필요하지 않은 라면이며 간장, 밀가루 등을 사다 나르기에 바빴다. 그러던 중 저녁찬거리로 닭도리탕이나 해먹을까 해서 닭을 사러 가게 되었는데, 마침 생닭 3500원이라는 행사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기쁜 마음으로 정육코너 앞에 서서 당당히 닭 한마리를 주문했다. 그런데 안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직원이 꽁꽁 얼어 있는 닭 한 마리를 들고 나와 손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기요, 생닭 아니고 얼린 닭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직원이 하는 말, "냉장고가 너무 세서요~~." 아무리 냉장고의 성능이 세다고 해도 냉장고가 냉동고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너무나 황당했지만 닭은 이미 절단되어져 있고 어느새 나는 닭값을 치루고 있었다. 집으로 오면서도 내내 닭으로 손이 갔는데, 얼음처럼 단단한 닭의 상태는 일부러 얼린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마트를 새로 오픈하고 대대적인 행사함으로써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물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과연 마트는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인가. 기본적인 것을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고객 유치의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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