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먹는 것을 볼 때, 부자들은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먹는 데 비해, 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조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가공식품에 많이 의존합니다. 건강을 생각할 때, 인간의 기본적 인권인 식량권을 고려할 때 가난한 사람들도 건강에 좋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좋은 먹을거리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식량권을 존중, 보호,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좋은 먹을거리를 공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소득이 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먹을거리 소비 행태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생활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먹을거리에 대해 우선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다 지출한 후 나머지를 갖고 먹거리 비용으로 지출하고자 합니다. 마치 정부가 다른 부문에 우선 지출하고, 아이들 보육비나 의무급식비에 지출할 돈이 없다고 하는 경우와 비슷합니다.

 
건강과 즐거움의 원천인 음식을 제대로 먹으려면, 음식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음식에 대한 우선순위를 1순위로 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는데 우선 돈을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덜 급한 영역에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음식은 다른 부문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음식을 먹어야 생명 비용 중 의료비 등을 줄일 수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기준에서 생활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명품은 유명 상표의 운동화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음식입니다.

정체불명의 음식재료로 만드는 가공음식보다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로 만든 음식, 로컬푸드, 슬로푸드는 맛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음식을 먹는 행위는 개인을 넘어 농민을 지키고, 전통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데 이바지합니다. 음식 시민의 식사가 세상을 바꾸는데 이바지합니다.

김종덕 교수(국제슬로우푸드한국협회 회장,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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