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직면한 농업을 지키려면, 농민이 더 이상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농민없이 농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농민감소를 막는데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농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농민이 자긍심을 갖도록 하면, 농민은 힘든 가운데도 영농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경제개발에서 희생되었고, 오늘날도 어려운 여건에서도 농민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농민의 비중에 넘치는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한 식량을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고, 영농을 통해 땅을 지키고, 물을 지키고, 종자를 지키고 있습니다. 농민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농촌을 지키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작 대부분의 농민들의 삶은 형편없습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사를 통해 살 수 없는 형편입니다. 농사를 잘 지어 생산이 늘어나면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서 문제입니다. 농사가 잘 안되어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면 수입량이 증가해 농민들이 높은 값을 받지 못합니다. 이러한 구조와 상황에서 농민들의 삶은 나아지기 힘듭니다. 농가부채가 많은 것도 이러한 구조의 결과입니다.
농민들이 희생하면서 농민에게 벅찬 역할을 계속 하도록 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농민이 고생하고, 기여한 것에 대해 보상하고, 농민이 자신이 하는 역할에 자부심과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또 신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러면  소비자들이 농민을 소중히 여기고, 예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농민의 수고에 대해 감사하고, 수고를 인정하고, 수고한 만큼 소득이 보장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도 식량주권 수호 차원에서 농민을 지원하고 예우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농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농민을 예우하면, 결국 농민들이 잘 농사지은 좋은 먹을거리를 소비자가 먹기 때문에, 농민에 대한 예우는 소비자가 자기 자신을 예우하는 것이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평범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접하고, 식사를 하면서 농민의 수고에 감사하고, 농민이 계속해서 영농을 할 수 있도록 여건조성에 힘을 쏟아야 하겠습니다. 소비자가 아니라 이제 좋은 먹을거리의 공동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김종덕 교수(국제슬로우푸드한국협회 회장,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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