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코알라 보호구역 론파인
창살이나 유리창에 구속 되어있지 않아

 
벌써 8년 전의 일이였다. 멀쩡히 학교 잘 다니다가, 어느 날, 제주도도 한번 안 가봤던 내가 멀고 먼 호주땅으로 혼자 살아보겠다고 떠났었던게^^ 난생처음 비행기도 타보고 속눈썹까지 하얀 외국인들도 가까이 보고, 아는 사람 단 한명 없던 그 땅에서 난 무었을 믿고 혼자서 무작정 그 길을 결심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때의 내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어찌됐든 스스로 먼 땅에 내던져서 1년간 부딪히고 적응하며 그 땅을 사랑하게 됐고 역시나 지금도 이해 안가는 용기로 배낭을 짊어지고 그 넓은 땅을 돌고 돌아다닌 나만의 여행도 이제는 벌써 너무나 아련하게만 사진 속으로 기억되는게 안타깝고 슬퍼서. 너무나 다시 보고 싶어서, 다시 떠난 호주 여행.. 무거운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어렵게 얻은 8일간의 휴가가 솜사탕처럼 금방 사라진 짧았던 두 번째 호주. 반갑다 호주~! 보고 싶었어!!

항상 여행 전 짐가방 챙기는 일은 어렵고도 설렌다. 이것저것 챙기고 싶은 마음이야 말로 설명해 무엇할까? 이럴 땐 캐리어가 정말 마법의 캐리어가 되어 내가 넣고 싶은걸 다 넣고도 부피가 늘어나지 않고 무겁지도 않아지는 그런 요술 캐리어였으면 좋겠다. 1주일 밖에 안 되는 여행이지만 막상 이것저것 넣기 시작하면 작은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지는 욕심이 자꾸 생겨서 수없이 넣다 뺐다를 반복해야만 비로소 가방 싸기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제 장시간의 비행이 시작된다. 이번 여행일정은 홍콩을 경유해서 브리즈번으로 in. 현지 기온은 12도, 시차는 1시간. 시차적응 없이  첫날은 우선 서퍼들의 천국 Byron Bay. 바이런베이는 호주 NWS주 북쪽에 위해있는 곳,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800km,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175km 떨어져있는 관광지이다. 브리즈번에서 계속남쪽으로 직진만 하는 곳이라 운전하기도 편하고 차가 막히지 않아 2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는 카트 해택을 받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렌트를 했다. 공항에서 직접 픽업 할 수 있는 렌트카는 떨쳐 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잠시 외국의 휴게소를 들려 이것저것 둘러본다. 그래 ! 난 여행객이다^^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Byron bay! 바이런 베이의 해변가도 좋지만 서핑을 할 게 아니라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Byron Bay Lighthouse로 갔다.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광경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어렴풋이나마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이번여행은 럭키인가보다^^  이 푯말을 그냥 지나가면 서운한 이곳. ' 호주대륙의 최동단'” 이 푯말이 이곳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다시 차를 타고 브리즈번 city로 이동을 했다. 숙소는 브리즈번에 위치해 있고 앞으로 4일 동안 브리즈번에서 머물기로 했다. 브리즈번은 1년 동안 내가 공부 했었던 곳이자 이곳이 그토록 한번쯤은 다시 와보고 싶었던 곳이였다. 숙소는 레지던스이다. 호주는 일년 내내 수영을 즐길 수 있어서 빨래를 할 수 없는 호텔이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음식과 빨래가 자유롭게 가능한 70층 레지던스를 예약 했다. 

다음날 우린 버스를 타고 세계 최고, 최대 코알라 보호구역(동물원), 론파인으로 향했다. 이곳은 1927년에 지정된 곳으로 브리즈번 시티에서 11km 정도 거리인데, 버스로는 1시간에 한 대 정도 있다. 430, 445번 두 대가 론파인 입구 앞에서 내려준다. 보호구역이란 개념이 우리 나라와는 많이 달랐다. 들어서는 순간 우리나라 동물원과는 달라서 깜짝 놀랐다. 유리창이 없다. 코알라들은 편안히 나무에서 쉬고 있고 그냥 울타리만 쳐져있었다. 내가 본 여기 동물들은 자유로웠고 창살이나 유리창에 구속되어 있지 않아 더 평화로워보였다. 그래서 아마 이곳은 동물을 위한 보호구역인가보다. 땅이 넓은 나라 동물들을 위한 공간도 넓다. 이곳의 동물들의 종류는 다양하지 않다. 주로 코알라, 캥거루, 악어뿐이다. 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넓은 잔디에 캥거루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심지어 책에서만 봤던 주머니 안에 아기 캥거루의 발도 보인다. 또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필수 photo time이 있다. 코알라를 직접 안아 사진을 찍는 것인데 16AUD이다. 기억에 남을 만한 event이다. 코알라의 발톱이 날카롭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한참을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city로 가는 버스 안.... 이 기념촬영사진을 놓고 왔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우린 시간이 촉박한 여행객이라 사진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미련을 접고 스텝이 찍어준 카메라에 담긴 사진으로 만족해야했다. 이번 여행은 부산하고 바쁜 여행객이 아닌 현지인처럼 여유롭게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이 컨셉이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면 하나라도 더 보고 더 느끼고 싶은 욕심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힘들지만 시청 광장으로 나가본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지난다. 바로 앞에 기차역이 있기 때문이다. 브리즈번은 기차보다 버스 시스템이 잘 되어 있 는곳이다. 힘들지만 오늘 하루를 여기서 마친다. 앉아서 이곳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엿보거나 듣는 일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자 호기심이다. 내일은 city투어는 조금 미뤄놓고 섬 투어를 한다. 돌고래와 사막 모래썰매가 유명한, 또한 런닝맨의 촬영지였던 탕갈루마 투어를 하는 날이다. 일 년을 이곳에서 머물면서 탕갈루마를 갔다 오지 못했던 아쉬움을 푸는 날이기도 하다. 설레인다. 또 다른 도전과 모험들이..


유금아(산남 사랑으로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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