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살림 매장에는 연일 절임배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공장식 절임배추가 아니라 전통방식으로 하나하나 깨끗이 씻고 천일염으로 절임을 해서 물을 뺀 후 가져오는 시골 어머니표 절임배추다. 현재까지 약 20kg 상자로 130개 정도가 주문되었다. 전체 무게로 따지면 약 2600kg 정도이고 포기수로는 약 1100포기의 배추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26000원의 착한 가격으로 두꺼비살림에 절임배추를 공급하는 분은 청주시 낭성면 현암리 이승례 농부다. 본인이 올해 1000평정도 김장배추 농사를 지었는데 두꺼비살림 절임배추 직거래 때문에 배추가 부족해서 마을 이장님 배추도 함께 공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승례 농부님은 남편과 함께 마을 어머니들과 함께 작업을 하신다. 20시간 충분히 절임이 되어야 맛있게 김장을 담글 수 있는데 급하게 부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시간에 쫒기는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거기에 두꺼비살림도 한 몫 했다고 하시며 웃으신다. 그래도 농민 입장에서는 일은 고되지만 즐거운 비명이라고 한다.
 
올해 농식품부에 따르면 가을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5% 증가한 169만5천톤으로 과잉물량은 약 26만3천톤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힌바 있다. 과잉생산은 결국 배추값의 급락을 초래하게 되어 배추밭을 갈아엎거나 중간 유통상에게 헐값으로 밭떼기로 넘기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절임배추 판로가 확보되면 그나마 중간유통 마진을 뺄 수 있으니 생산자인 농민에게도 적정가격을 쳐 드릴 수 있고, 소비자에게도 조금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로컬푸드, 지역 농산물 직거래의 참 뜻이다. 거기다 배추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얼굴 있는 농산물이며 믿고 살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인 것이다.
낭성과 두꺼비마을은 직선거리로 9.5km 거리다. 절임배추를 차에 실고 오면 20분이면 오고도 남는다. 이동과정에서 에너지를 적게 쓸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도 줄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승례 농부님은 청주시의 대표적인 로컬푸드 참여자로 손꼽힌다. 두꺼비마을과 인연을 맺기 전인 2012년 5월부터 지금까지 성화동 휴먼시아 아파트에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직거래 장터에 참여하신다. 청국장, 도토리묵, 잡곡, 건나물 등 낭성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농산물을 조금씩 가지고 나와 파신다. 큰돈은 안 되지만 농민들에게는 이런 직거래장터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없어 이런 장터에 참여하려 해도 참여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지금은 세 명만이 참여하고 있단다.
이승례 농부님은 두꺼비살림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산남동에도 직거래 장터가 만들어지면 꼭 참여하시겠다고 한다. 청주, 청원이 통합되면서 청원군 지역 농민들이 홀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렇게 두꺼비마을과 인연이 맺어져 정말 고맙다고 한다. 이번에 절임배추가 많이 나가니까 마을 이장님이 내년에 배추 세척기를 지원받을 수 있게 해 주기로 했다고 좋아하신다. 이 인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두꺼비살림 매장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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