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리꽃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마을길을걸어 갑니다~’

아직도 자주 애창되는 우리 가요를 보면 시골역이나 시골길 또는 고향길에는 코스모스가 등장합니다. 아마도 마을길이나 들길에는 코스모스가 있어야 하고, 가을이라는 풍경 속에서는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꽃인가 봅니다.

무리지어 흔들흔들 거리며 알록달록, 울긋불긋, 무질서한 것 같으면서도 한방향으로 일정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코스모스를 보면서, 유럽으로 꽃도 전파하고 이름도 붙인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식물원장인 카마니레스 신부도 생각했나 봅니다.

무질서하고 혼란스럽다고 느꼈다면 그를 의미하는 카오스(chaos)라고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신부는 이상하게도 질서, 조화, 완전한 체계, 우주라는 뜻을 가진 코스모스(cosmos)라고 불렀습니다.

아니면 무리지어 반짝이는 꽃을 보고 우주의 별들을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코스모스의 원산지는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중부아메리카이며, 일년생 국화과 식물입니다.

아직도 멕시코의 고산지대에는 코스모스의 원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꽃을 만들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만든 꽃이 코스모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하늘아래 첫 동네인 고산지대에 씨를 뿌리고 꽃을 피웠는지 모릅니다.

당신이 만든 작품이 잘 만들어 졌는지 어떤지를 보셨겠죠. 여러번 실패했는지, 아니면 마음에 드셨는지 모릅니다. 흰색. 분홍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도 만들었고, 나중에는 노란색의, 모양이 비슷한 금계국이나 천인국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국화과에는 꽃중에 제일 나중에 만들었다는 국화도 있으니, 신은 첫 작품인 코스모스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1910년쯤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람에 하늘거리며 흔들리는 가냘픈 꽃을 보고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살사리꽃’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살사리꽃’... 정감 넘치는 이름이지요. 그런데 이 ‘살사리꽃’이란 단어는 코스모스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사전에는 나오네요. 아마 사전이 틀린 것 같네요. 아직도 전국에서는 살사리꽃축제란 이름으로 코스모스축제가 열리는 곳이 있다니까요.

코스모스는 비옥한 땅보다도 거친 땅에서 튼튼하고 잘 자라며 꽃도 잘 피우기 때문에 우리의 거친 시골길이나 들판에서 보기 쉬웠는지도 모릅니다.

짙어가는 하늘빛과 함께 코스모스의 예쁜모습을 보며 가을을 걸어 보세요.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겠지요.

서충원('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대표/산남칸타빌 2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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