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리사이클링 전도사, 김연찬 교수

7월 30일(토) 오전 11시. 두꺼비마을신문 어린이·청소년 기자단이 산남동 자전거 도로 실태조사에 나섰다. 기후위기 시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마을을 만들기 위해 청소년에게 가장 친숙한 이동수단인 자전거를 타고 지역 주민과 지역구 시의원이 산남동 두꺼비마을의 자전거 도로를 조사하고 토론하여 이를 바탕으로 청주시 조례에 반영, 개선해 보자는 취지다.

 

 

김연찬 교수는 자전거 생활화를 위한 실천은 물론 지구 환경 보호에도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연찬 교수는 자전거 생활화를 위한 실천은 물론 지구 환경 보호에도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 1.1도. 임계점까지 0.4도 남았다고 하는데... 북극과 남극이 녹아내리고 그린란드는 1초당 1만 톤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 회복은 불가능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더워지고 임계점이 얼마 남지 않은 지구에 탄소 배출을 줄여 열을 내리는 쉼표를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전거 타기다. 알고는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더 어려운데 오랫동안 변함없이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만나 보았다. 지난 6월 산남계룡리슈빌 아파트공동체활성화 사업에서 자전거 리사이클링에 참여한 김연찬 교수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스멀스멀 스며 나오고 숨이 턱턱 막히는 습하고 무더운 장마철, 자전거를 타고 서원대학교에서 산남동까지 왔다며 자전거에 열쇠도 채우지 않고 상가 앞에 세워둔다. “저는 비싼 자전거는 타지 않아요. 그래서 필요한 사람 가져가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그냥 편하게 세워둬요. 가져가서 유용하게 쓰면 좋죠.”

지난 6월 산남계룡리슈빌 아파트공동체활성화 사업 자전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에서 펑크 난 자전거를 고쳐주고 있다.
지난 6월 산남계룡리슈빌 아파트공동체활성화 사업 자전거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에서 펑크 난 자전거를 고쳐주고 있다.

 

김연찬, 서원대학교 글로벌 경영대학 영어과 교수. 언어학 박사. 얼마 전 서원대학교 정년퇴임을 하고 지금은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그가 자전거 전도사가 된 건 80년대 중반 국가 장학금을 받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국민들께 보답을 해야 되겠다”
5년의 독일 유학은 가족과 헤어져 있기엔 긴 시간. 그래서 가족과 함께 가기로 결정했는데 아내가 셋째 임신 막바지라 먼저 떠나야 했던 상황. 혼자 김포공항의 하늘을 보며 그는 다짐했다고 한다. “다녀오면 우리 국민들께 반드시 보답을 해야 되겠다.”

연찬 교수가 살던 뒤쎌도르프(독일 6~7위 되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를 지나는 라인 강변에서 이슬비가 조금 내리던 날, 판초우의를 걸친 전형적인 목동(양치기가 더 어울리겠지요?)이 양들을 몰고 가는 모습. 그림이나 TV에서만 보았던 풍경으로 너무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던 장면으로 독일 유학 생활 중 가장 가슴에 남는 사진이라고 한다.
연찬 교수가 살던 뒤쎌도르프(독일 6~7위 되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를 지나는 라인 강변에서 이슬비가 조금 내리던 날, 판초우의를 걸친 전형적인 목동(양치기가 더 어울리겠지요?)이 양들을 몰고 가는 모습. 그림이나 TV에서만 보았던 풍경으로 너무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던 장면으로 독일 유학 생활 중 가장 가슴에 남는 사진이라고 한다.

85년 겨울, 그에게 독일에서의 생활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독일은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 배낭 뒤에 딸랑딸랑 소리 내며 매달려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휴대용 스테인레스 컵이었다. 무려 37년 전부터 독일은 휴대용 컵을 생활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녀들도 이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서울에 사는 큰 딸은 외출 시 컵을 잊고 나갈 경우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지 않고 막내 딸도 일회용 컵 사용을 아주 싫어한다고 한다.

“자전거는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독일은 운동이나 놀이, 스포츠가 아닌 일상생활의 교통수단으로 교수나 정치인들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도로가 있으면 그 길로 다니고 없으면 차도로 다닌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데 좌회전과 우회전, 직진 등 수신호 방법과 규칙을 배우고 합격하면 자전거 운전면허가 나온다. 상징적 의미이지만 생활 속 자전거 타기의 기본이 된다. 차도는 위험하지 않게 잘 정비되어 있고 승용차 이용자들은 자전거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 절대 빵빵거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앞에 자전거가 있으면 무시하고 시도 때도 없이 빵빵거려 어른은 물론 아이들이 깜짝 놀란다. 본인들이 타고 다니는 차와 같은 등급으로 생각하며 배려를 해야 한다.

청주 중심권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4Km 정도까지는 걸어 다니고 8Km까지는 자전거로 다니고 8Km 넘으면 시내버스를 탄다. 도보 50분 정도까지는 걷고 자전거로 50분까지는 자전거 타고 그 이상은 시내버스를 타고 다닌다. 청주 시내에서 2~3Km 정도의 짧은 거리는 승용차보다 자전거가 더 빠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에서 자전거는 차도로 다니게 되어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도로 다니며 경적을 울려 깜짝 놀랄 때가 많은데 이 점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자전거 통학을 일부 학교에서 만류한다고 한다. 자전거 통학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기후위기 상황에서 대체 교통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할 자전거가 생활 속으로 뿌리 내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전거 도로 연결점의 높은 턱 낮춰야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타기가 너무 힘들다는 김연찬 교수. 특히 용암동 쪽 무심천은 가로수의 굵은 뿌리들이 길 위로 불쑥 튀어 나온 데가 많아 나무도 불쌍하고 자전거 타기도 위험하다고 한다. “큰 도로에서 작은 도로 자전거 도로 연결 지점에서 턱이 높아 직각으로 올라타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올라타면 얇은 바퀴가 쭉 밀리며 미끄러진다. 도로와 도로가 만나는 자전거 연결점의 높은 턱은 얇은 바퀴가 튕겨져 나가 사고의 위험이 큰데 자전거를 잘 타는 나도 몇 번 위험을 겪은 뒤로는 굵은 타이어로 바꾸었다. 학생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도로를 안전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 자전거 길이 확보된 곳은 잘 정비를 하고 자전거 도로 연결점의 턱은 많이 낮춰야 한다. 이는 자전거만이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나 뒤에서 미는 보호자에게도 울퉁불퉁한 길과 도로의 높은 턱은 장애의 연속이고 고난의 길이다.”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

김연찬 교수는 9월 3일(토) 오전 10시 두꺼비생명한마당 축제 마을신문 어린이·청소년 기자단 체험부스에서 펑크 난 자전거 고쳐주는 방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김연찬 교수는 9월 3일(토) 오전 10시 두꺼비생명한마당 축제 마을신문 어린이·청소년 기자단 체험부스에서 펑크 난 자전거 고쳐주는 방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독일은 당시 자전거 고쳐주는 가게가 없었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기마다 학교를 옮겨 다니는데 학교에서 몇 달씩 묵은 자전거를 정리하고 주인이 없으면 처분한다는 안내문을 붙여 공고 기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이때 필요한 자전거나 부품을 분해해서 가져간다고 한다. 자전거 2개에서 필요한 부분을 하나로 조립해서 가져가기도 하고 펑크 난 자전거를 고칠 수 있도록 공구들이 잘 갖춰져 있단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자전거 운동 같은 것을 하면 좋겠다. 학생들은 차가 없으니 고장 난 자전거를 자전거포까지 끌고 가는데 멀고 불편하다. 초, 중, 고등학생들에게 펑크 난 자전거 바퀴 튜브를 간단하게 수리해서 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자전거가 생활화가 되면 좋겠다. 펑크 난 자전거 고치는 일이 필요하면 언제든 저를 불러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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