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이선미 대표 손님들께 최상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동해바다는 주말과 공휴일은 쉰다.
     동해바다 이선미 대표 손님들께 최상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동해바다는 주말과 공휴일은 쉰다.

♬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
산남동에는 '동해바다'가 있다. 쌀쌀한 날씨에 얼큰하고 시원한 탕이 생각나 찾은 11월 어느 날, 주인장이 보이지 않아 “사장님~” 하며 두리번거리니 식당 부엌 안쪽에서 “저 김장하고 있어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김장? 요즘은 가정에서도 절임배추로 김장하거나 아예 김장 배추를 사먹기도 하는데 동해바다 사장님은 직접 배추를 절이고 찰진 단맛을 내기 위해 홍시를 넣은 양념을 만들어서 직접 치대고 있었다. 식당 일만으로도 바쁠텐데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모습, 지금 그곳에 가면 그 김장 김치를 맛볼 수 있다.

2008년 9월 16일에 오픈한 후 14년째 동해바다를 운영중인 이선미(53) 대표는 강원도 동해시 묵호가 고향이다. 친정 엄마에게 요리를 배운 친정 언니는 서울 명동에서 20년째 가게를 운영 중이고 그런 친정엄마와 언니에게 2년 동안 비법을 전수 받아 청주 산남동에 '동해바다'를 열었다. 속초에 사는 언니는 현지에서 확보한 생물 생선을 매일 새벽 서울과 청주로 가는 버스에 싣는다. 당일 온 재료는 당일 소진이 원칙. 그래서 손님에겐 항상 푸짐하게 드릴 수 있다. 단, 생태는 수입이라고 한다. 온 가족의 사랑과 노력과 신뢰로 차려지는 음식. 우리는 동해의 새벽 바다를 당일 배송으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사장님이 알아서 해 주세요”
동해바다 대표메뉴가 뭐예요?
“곰치국, 도루묵, 양미리, 도치, 가자미.......” 메뉴판에 있는 메뉴가 다 나온다. 가을과 겨울엔 도루묵, 양미리, 가자미 조림류. 탕으 로는 곰치국, 생대구탕, 생태찌개. 도치수육, 도치 알탕도 맛있다. 여름엔 가자미, 새꼬시 고명이 올라간 과일 육수로 직접 만든 사장님 비법 물회가 맛있다. 다 먹어 봐야 할 것 같은 이 음식들, 침샘 자극이 끊임없이 올라 온다. 싱싱한 생물 재료와 맛있는 정성, 푸짐함으로 차려진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고 단골손님들은 문을 열고 들어서며 이렇게 말한다.        “사장님이 알아서 해 주세요.” 무엇이든 맛있다는 거고 사장님을 믿는다는 얘기다.


손님이 나를 지켜준다
요리하는 것을 즐기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편 때문에 힘들다는 이 대표. 공무원인 남편은 철두철미 원칙주의자. 남편 왈 “당신 우리 집 음식이 얼마나 비싼줄 알아? 손님들한테 잘해줘야 해!”

‘싱싱한 생물 단가가 얼마나 비싼데... 그래서 고니나 두부 서비스는 물론 비 오는 날에는 뜨끈뜨끈한 부침개도 해드리는데...얼마나 신경 쓰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만 그런 남편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게 된다고 한다. 비단 남편뿐만이 아니다. 자주 뵈는 시아버님도 뵐 때 마다 말한다.

“손님이 가게에 와서 잘 드실 수 있게 여유 있게 드려라”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식당 오픈 5년은 수익 생각 말고 손님한테 헌신해야 그런 손님이 단골이 되고 단골이 나를 지켜준다고 생각한다는 이 대표는 모바일 폰에 그녀만의 손님 기억법이 있다고 한다. 직장별, 특징별, 좋아하는 음식, 시모상에 위로 문자를 보내주는 손님까지 전화 오면 바로 알 수있도록 꼼꼼하게 빼곡히 저장되어 있다. 그래야 보답을 할 수 있다고. 음식도 사람도 최선을 다해서 요리 하는 그대는 진정 프로다.


기억에 남는 고마운 분들
매사에 명랑하고 긍정적인 그녀는 고마운 분들이 많다고 한다. 본인이 농사지은 감자, 고구마, 호박 등을 갖다 주거나 전근 갈 때 “잘 먹고 갑니다.” 공손히 인사를 하고 인사이동으로 다른 지역 갔다가 청주 오면 꼭다시 와서 음식을 찾는 그런 분들. 특히 오송의 모 교수는 “청주에 이런 음식이 있는 게 다행이다. 일본 출장 가서도 여기 음식이 생각났다”며 출장 다녀온 후 제일 먼저 가게 와서 식사하고 항상 맛있다고 칭찬해줘서 더노력하게 된다고 한다.

어떤 아드님은 어머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러 와서 보기가 좋아 도치를 더 드렸더니 감사하다고 했다며 뿌듯해하고, 어떤 손님은 가실 때 “음식이 적었어요.” 해서 ‘음식이 그렇게 적었나?’ 면구스러워 “돈 내지 말고 그냥 가세요.” 했더니 “돈은 낼 테니 다음에 올 때 좀 더많이 주세요~”하며 가서 더 잘하게 된다는 얘기 등등. 베푸면서도 오히려 고마워한다.

                                                                                                      보들 보들 싱싱한 해물탕
                                                                                                      보들 보들 싱싱한 해물탕

 

“시부모님 사랑 많이 받았어요”

천안에 모신 시어머니 묘소에서 시아버님 정보헌(86)님과 함께
천안에 모신 시어머니 묘소에서 시아버님 정보헌(86)님과 함께

“올해 7월에 시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 8월에 생신이었던 어머님을 위해 정성들여 마지막 생신상을 차려드렸어요. 남편은 홀로 남은 아버님을 위해 점심 때마다 아버님과 함께 식사를 해요. TV를 볼 때는 어머님 베개를 껴안고 보드라구요. 그 모습이... ”

이 대표는 시시때때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아버님께 가져다 드린다. 다양한 영양 섭취와 물리지 않기 위해 여러 종류의 국을 직접 끓여 먹기 편하도록 작은 용기에 소분해 놓은 것이 냉동고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주중이나 주말에 이 음식은 며느리 사랑과 함께 시아버님 냉장고에 옮겨질 것이다. “이번 주말엔 아버님과 함께 천안에 어머님 뵈러 가요. 시부모님 사랑 많이 받았으니 더 잘해 드려야죠.”

                                                 시아버님께 가져다 드릴 각종 국과 반찬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시아버님께 가져다 드릴 각종 국과 반찬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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